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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마당] 성탄절 성찬식 사례 - 탄생과 죽음이 만나는 성만찬

목회마당

by 제3시대 2012. 1. 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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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문서는 2011년 한백교회 성탄절 예배에서 사용했던 선찬 예식서입니다.



20111225일 성찬식

*성찬상 설치

[교회공간의 정 중앙에 테이블을 길게 놓는다. 흰 보를 덮고 그 위에 포도주 잔을 40 여개 놓는다. (증편)을 한 입에 들어갈 수 있게 썰어놓은 접시를 세 곳으로 나누어 놓는다.]


*
사회자의 멘트(김현숙)

오늘은 2000년 전 베들레헴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입니다. 이 기쁜 성탄절에 드리는 성만찬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한 청년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만찬을 하였던 그 시간은 어떠하였을까? 그 시간에 더 살고 싶은 욕망은 없었을까? 더 좋은 세상을 꿈꾸지 않았을까? 아마도 제자들, 여인들, 후견인들 그리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인생의 회한에 젖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만찬의 시간에 삶을 생각하려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탄생과 죽음이 만나는 성만찬을 시작하겠습니다.


1_
여는 의식

단위의 촛불을 성찬상으로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여는음악, 위의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짧은 곡: 연주자(박경민,리코더)]
[단위의 촛불을 성찬상으로 가져온다.(양미강)]


2_하늘 뜻 나누기

이어서 양미강목사님의 하늘 뜻 나누기가 있겠습니다.

아가야, 우리 봄을 기다리자[누가복음 1:46-55]”(양미강)

[이어주는 음악1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연주자(박경민,바이올린)]


3_
성만찬을 기리는 시간: 탄생을 생각하며...

낭독
(도홍찬)

너는 기다림이었다.

척박한 팔레스틴에서, 고난의 한반도에서 너는 해방의 메시아였다.

너는 기쁨이었다.

불임의 부부에게, 노산의 어미에게 너는 산고 끝에 오는 환희였다.

너는 황망함이었다.

열정에 사로잡힌 연인에게, 어설픈 신혼부부에게 너는 삶의 현실을 일깨워 주었다.

너는 슬픔이었다.

가난 속에서, 폭력 속에서 너는 고통의 씨앗이 되기도 하였다.

 

누군가는 사랑의 맨 얼굴을 너에게서 본다.

누군가는 무심하게 너의 옆에 그냥 서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힘들게 너의 존재를 끌어 안는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내 발견한다.

너의 얼굴은 영원의 순백이 아니라, 애욕과 세파 속에서 골이 깊이 패인다는 것을.

 

우리들은 깨닫는다.

사랑은 지독한 소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고통의 연단 속에서 삶은 지극히 깊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 우리는 방관하고 삶에서 퇴거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너의 탄생에 부친다.

너의 삶은 고지되거나 예정되어 있지 않다.

불안이 너의 영혼을 좀먹지 않게 하거라.

죄의식 속에서 신에게 기대지 말라.

너는 가능성이고 자유이다.

 

채워도 차지 않는 곳, 도달해도 남는 곳, 만나도 떠난 그 자리에서

하느님은 당신에게 조용히 말을 걸 것이다.

[이어주는 음악2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연주자(김선우,가야금)]

 

4_성만찬을 기리는 시간: 삶을 생각하며...

낭독(김현숙)

<이것은 김진숙의 기도입니다> @JINSUK_85 김진숙 의 트위터

-열여덟 살,옷 공장, 신발공장, 가방공장, 조선소용접공 대공분실 해고, 징역, 수배, 다시 징역, 장례 치르고 추모사 하다 보니 쉰. 20년 지기가 정리해고 반대하며 129일 매달려있다. 목을 맨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에 다시 정리해고 반대하며 올라 와, 울다가 웃다가.

-땅멀미는 서서히 나아가고 있는데 허리가 아파서;; 2.퇴원날짜는 아직 기약이 없어요.

-재키, 자야할 시간일텐데, 여긴 비가 내려요. 크레인에선 아주 작은 빗소리도 크게 들렸는데 창을 열어보고야 비가 오는 줄 알았네요. 재키한테 김장김치를 보내주고 싶단 생각을 자꾸해요.^^

-크레인이 24시간 흔들렸거든요. 바람불면 멀미도 심했구요. 그런데서 살도록 몸이 이미 적응을 해서 이제 정지한 것들을 못견뎌 하는 거 같애요. 사람 몸이 참 희안하면서도 신비롭습니다.^^

-오전에 노사 잠정합의 했습니다.자세한 합의내용은 조합원 찬반투표 과정에서 공개가 될 거 같습니다. 300일 넘게 기다려 오셨는데 몇 시간만 더 두근두근 기다려 주세요.^^

낭독(이종원)

< 이것은 예수님의 기도 입니다> 누가복음 22.41~45

그곳에 이르러 저희에게 이르시되 시험에 들지 않기를 기도하라하시고 저희를 떠나 돌 던질 만큼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여 가라사대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



5_
성만찬

이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성찬상을 중심으로 둥글게 서시기 바랍니다.

성찬 테이블에 둘러선 채 배병과 배잔을 동시에 다함께 그리고 자유롭게 하려고 합니다.

우선 잔을 들으세요. 그리고 양미강목사님께서 건배사를 해주시면 포도주를 한 모금 마시고 떡 을 집어서 원하시는 분에게 다가갑니다.

우선 눈빛을 나누세요. 그리고 그 분에게 다가가서 속삭이듯이, 위로와 축하의 말을 건네세요. 그런 후에 또 다른 분에게 다가갑니다. 적어도 두 분 내지 세 분을 만나십시요. 다가가면서 상대방에게 떡 과 위로 그리고 축하의 말을 건네세요. 테이블보를 거두어주십시오.

[성만찬이 차려진 테이블보를 걷는다.(김봉숙,최종봉]

[건배사
:포도주와 빵을 들고 성찬의 의미를 되세김(양미강)]

[배경음악: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중주:연주자 (박경민,김선우)]

떡과 포도주 못 드신 분 계신가요? 다 드셨으면 제자리로 돌아가시겠습니다.

이제 오종희 선생님의 낭독이 있겠습니다. 

 

5_성만찬을 마치는 기도: 죽음을 생각하며...

낭독(오종희)

태어나 이 땅을 꾹꾹 밟고 살아가야 비로소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죽어 이 땅 밑에 꾹꾹 밟혀 묻혀야 비로소 전해지는 메시지도 있습니다. 구원을 갈망하는 우리는 이천년 전 당신이 죽음을 거뜬히 초월한 구세주였음을 기억한다 하지만 당신 앞에 놓인 잔 하나 옮기지 못하는 걸 보면 당신도 비존재의 충격 앞에 그저 순응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 당신의 생일에 죽음을 생각합니다. 보통, 아이들의 돌잔치에서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치 천년만년 영화가 보장된 어느 나라 왕족처럼 아이도 부모도 화려한 드레스를 걸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돌잔치는 점점 디즈니랜드 성처럼 반짝거리는 환타지를 닮아갑니다. 부모의 주머니를 털어 안간힘을 다해 몇 시간 동안의 구원을 구매하고 소비 하는 겁니다. 성탄절에 죽음을 말하는 건 그런 유사 구원을 거부하는 최소한의 각성 장치인지 모르겠습니다. 뻑뻑한 삶을 살다 보면 때론 유사 구원도 반짝거리는 환타지도 필요 하건만 당신에게서 만은 다른 것을 원합니다. 당신의 탄생에 죽음을 생각하고 당신의 죽음에 삶을 생각 하겠습니다. 옛날 옛날에 무력한 핏덩이로 태어나 외면 받은 삶을 살다가 권력의 폭력으로 살해당한 당신의 메시지가 왜 아직도 읽혀지고 전해지는지 생각하겠습니다.


너무 높이 고양되어 우리가 이름 부르기도 불경한 신이 아닌 죽임 당한 구세주로서
,

아파하는 자들과 힘없는 자들과 죽을 수밖에 없는 자들과 함께 기꺼이 상관는 그런 주로 임하소서, 예수여~.

[이어주는 음악 (박경민,리코더)]

이제 테이블보를 다시 덮어주시고 촛불을 다시 단으로 가져감으로서 성만찬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6_맺는 의식

[성만찬이 차려진 테이블보를 닫는다. (김봉숙,최종봉)]

[촛불을 다시 단으로 가져간다. (양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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