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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소개] 하느님 새로 보기 (김은규 | 동연 | 2009)

새책 소개

by 제3시대 2009. 4. 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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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소개


『하느님 새로 보기』

김은규 지음

동연 펴냄

출간일 : 2009-04-25
정 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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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구약학자가 구약학을 비판하고 기독교를 자성하는 차원에서 쓴 신앙고백서

기독교신학에서 가장 보수적이라 할 성서신학, 그중에서도 구약신학을 전공한 학자가 이제까지의 일방적인 한국 개신교의 하느님을 새로 보자고 한다. 보수적인 한국 교회에서 말하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며 지배자로서 군림하는 구약의 하나님만이 유일한 하느님인지에 대해 구약신학을 전공하는 학자로서 문제를 제기한다.

기독교는 초기 시대에 박해 받은 일 빼고는 4세기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래 현재까지 세속권력과 교리로 튼튼한 방어벽을 치고 권력의 편에서 벗어난 일이 없다. 사실 인류 역사에서 기독교는 악영향도 많이 끼쳤다. 이교도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 재산 몰수, 강제 추방, 화형, 마녀사냥, 종교재판, 식민지 영토 확장, 대학살, 전쟁 등으로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기독교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불행하게도 언제나 그 전면에 하느님과 예수를 가해자로 내세웠다. 곧 인간의 끝없는 권력과 탐욕의 성취를 신을 앞세워 자행했던 것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십자가는 구원의 상징이지만, 이교도들에게 십자가는 약탈과 폭력과 전쟁이라는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이런 점에서 하느님과 예수도 인간의 권력에 선의의 피해자다.

사실 구약성서의 하느님은 그렇게 절대권력을 가진 분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지리적 위치가 강대국가들에 둘러싸여 휘둘린 것처럼, 이스라엘의 하느님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약한 분이었다. 예수도 인간의 가장 낮은 자리로 오셔서, 인간들에게 매 맞고, 채찍 맞고, 창에 찔려 돌아가신 분이었다. 그래서 성서 안에 비추어진 이들의 모습과 성서 밖에서 세속권력, 교회권력 그리고 교리로 새로 무장한 하느님과 예수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느님 새로 보기 : 종교 간 대화를 위한 구약성서 다시 읽기’는 하느님을 보다 넓은 시야로, 교리에 갇히지 않은 시야로 보자는 것이며, ‘구약은 곧 배타적’이라는 등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다.

하느님과 다른 종교들의 관계는 창과 방패의 관계이며, 물과 기름의 관계이다. 결코 함께할 수 없는 관계로, 지난 2천 년 넘게 그렇게 상극(相剋)으로 물고 물리는, 때로 죽이고 죽는 관계였다. 이 책은 세계사 속에서 성서의 어떤 요인들이 그 같은 잘못된 일들을 저질렀는가에 대해 실증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약의 단 두 명제가 종교들이 서로 섞이거나 대등하게 바라보며 만날 수 없게 했던 것이다. 기독교는 십계명의 제1계명인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말과 “우상숭배 금지 내지는 철폐”. 이 두 말에다가 “예수 구원”을 교묘히 이용했고, 성서를 ‘일점일획도 바꾸지 못한다’고 선언한 ‘정경’의 권위로 지배권력의 위치에서 배타적인 태도로 지난 2천 년 동안을 군림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부정적 역사의 흐름과 성서를 이용해 온 교회권력에 대해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성서학 연구가 성서 안에만 머무른다면, 계속해서 지배 이념을 양산하는 데 일조할 것이기에, 가장 보수적이라는 구약학을 하는 학자가 자기성찰적 비판으로 그 대안을 제시한다.

21세기 대화문명의 시대에 종교 간 대화는 필수적인 사안이 되었는데, 구약성서는 이를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이 되고 있다. 저자는 지난 수년 동안 이와 씨름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과 논리를 만들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한 구약학자가 이 시대 새로운 한국 기독교를 위해 던지는 뼈아픈 자기반성적 고언이자 신앙고백이다.


지은이 소개

이 책의 지은이 김은규 신부(성공회)는 연세대학교 신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구약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머리말에서도 밝히듯이, 필자가 구약을 전공하게 된 것은 부친인 김찬국 교수(전 연세대 구약학 교수, 전 상지대 총장)의 영향이 컸다. 지금 부친은 연로하고 안타깝게도 수년째 치매로 고생하고 계신다. 다행히 김 교수의 어머니께서 뜨거운 애정으로 돌봐 주시고 모든 형제가 손수 집에서 봉양하여 불편함 없이 지내신다. 이제 연로하신 아버님께 늦기 전에 그 간의 구약신학자로서 생각을 정리하여 저서를 헌정하는 것이 아버지의 길을 따른 아들의 도리라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용기도 필요했다고 한다. 근본주의에 가까운 한국 기독교의 풍토에서 ‘종교 간 대화’라는 것이 그리스도교 교리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이단적 행위로 취급받기 때문에 반발과 역풍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나도 (변선환 전 감리교신학대학 학장이나 여타 많은 진보적인 신학자처럼) 강단에서 쫓겨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랄까, 쫓겨나면 택시운전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예까지 오게 되었다”고 심경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기독교가 새롭게 성숙하고 발전하려면, 종교 간 대화는 절대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본서를 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현재 성공회대학교 구약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한국구약학회와 종교학회, 문화신학회, 기독교교육학회 회원이며,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총무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구약 오경 이야기』(토마스 W. 만, 맑은울림, 2004),  『성서비평 방법론과 그 적용』 (스티븐 헤이네스, 기독교서회, 1997),  『구약입문』 (안토니 R. 세레스코, 바오로딸, 2008) 등이 있다.


책 구성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앞부분 ‘책을 내며’, ‘글을 시작하며’와 뒷부분 ‘글을 맺으며’는 출간의 의미와 조금은 전문적이고, 학술적 논문으로 된 1~3부의 내용에 대한 해제이자 전체 글의 자리매김에 해당된다. 종교 간 대화의 당위성과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편향성이나 몰이성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한국 기독교가 지향해야 할 포용적인 자세와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제안이 들어 있다.

1부는 종교 간 대화의 걸림돌로서 작용해 온 구약성서의 해석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배타적인 구약성서의 근본적인 토대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구약성서의 본문(text)들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정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단어나 구절, 문단, 이야기들에도 그 배경들을 함께 이해하지 않으면, 성서를 문자적으로 보게 되어, 절대화시키기 쉽다. 그래서 필자는 구약해석에 대한 준거틀이랄까, 나름대로 그 구체적인 해석 방법론 몇 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전통적인 성서 해석 방법론을 약술하고 이에 대해 새로운 영성적 해석 방법론을 제안한다. 역사 비평 방법이 주로 “통시적”(diachronic)인 기술로 역사적인 순서에 따르면서 해석하는 방법이라면, 신문학 비평은 역사의 순서보다는 횡적인 이야기의 내용들을 분석하는 “공시적”(synchronic)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신문학 비평은 역사 비평의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본문의 저자, 의도, 편집에서 탈피한다. 그래서 영성 해석 방법론으로 이 두 가지를 종합하여 “통시적”이면서 동시에 “공시적”으로 성서에 접근했다. 그리고 ‘영성’의 범주가 한 개인의 실존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성을 바탕으로 사회, 문화, 예술, 사회정의, 생태, 환경, 복지, 종교 간 대화, 인권, 평화운동에 이르기까지 확대시킬 수 있으며, 종교들 간에 사회적 연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2부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두 신관(세계관)을 소개한다. 즉 엘로힘 신과 야웨 신이다. 야웨 신은 인간에게 명령하고,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의도를 전하고, 인간에게 행동을 요구하고 징벌을 내릴 때 등장한다. 이에 반해 엘로힘은 가나안 만신전의 최고신으로서 “신들 중의 신”, “인간들 중의 신”인 엘(El)답게 최고로서 당당한 위치를 유지하려 했다. 엘로힘은 우주와 인간과 자연을 창조하는 근원적인 분(창세기 1장), 노아 홍수 이후에 새 창조를 이루는 분(창세기 9장), 그리고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는 생명의 근본적인 것을 이루게 하는 분의 역할을 주로 한다.

야웨가 인간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사회와 역사 곳곳에 파고 들어오는 분이지만, 동시에 유일신 사상에 근거하여 다른 종교들에 대한 거부와 배척하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엘로힘은 우주적이고 생명의 근원자답게 모든 인간과 종교들에 대해서 보다 포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견지하고자 했다. 야웨는 이스라엘 왕조가 진행되면서 이스라엘 내부의 구심점을 만드는 데 기여를 하지만, 이미 극단적인 배타적 태도로 말미암아 이웃 국가와 종교들로부터 역으로 배척되는 현상을 보였을지 모른다. 그래서 후대 성서 사가에게서 이스라엘이 멸망한 포로기 상황에서 보다 근원적이고 큰 틀을 제시하는 엘로힘의 모습을 야웨와 구별시켜 부각시킴으로써 주변 국가들의 종교를 뛰어넘는 포용성을 가지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다시 말해 구약의 신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신도 시대적 요청에 따라 변모한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의 근원인 구약성서에서 보면, 유일무이한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배타성은 시대적 산물이다. 다만 후대에 와서 그 신을 내세워 세계정복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삼은 데 불과하다는 것이 구약성서를 통해 실증적으로 제시하는 성서적 진실이다.

3부는 성서의 정경 문제를 다룬다. 정경이란 본문이 전승되어 갈 때, 어느 시점에서 종결(closure)을 선언하고, 더 이상 본문에 가감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다른 본문들이 들어올 수 없게 차단한다. 이런 정경의 권위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성서에 전혀 오류가 없다는 성서무오설을 신봉하게 되고, 교회권력과 함께 상대 종교인들에게 공격적이 되고 파괴력까지도 보일 수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볼 때에도 불행히도 성경이 정경으로 선포된 순간 일체의 사상과 철학, 문화, 역사의 수용이 거절되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그 생동감과 유연함을 상실하고 오직 로마제국의 국가종교라는 지배적 위치에서 해석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성서의 정경이 최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결과적으로 약의 역할보다는 독으로서 세계 민족들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성직 계급은 참다운 종교의 본질과 가치를 찾기보다는, 폐쇄적인 교리와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의 힘으로 백성들을 박해하고 전쟁에 동원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반면 ‘정경화’는 본문들이 계속해서 전승되어 가면서, 거듭하여 재작업되고, 재해석되고, 삭제되거나, 새로운 본문들이 추가되는 연속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 정경화 과정을 통해 기독교의 정체성이나 배타성의 문제를 비추어 보면 미래를 향하는 새로운 지향점이 생겨난다. 앞으로 한국신학에서 그리스도교 정경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정경으로 묵어놓은 초대 그리스도교 시대의 족쇄는 이제 벗겨야 한다. 성서는 새롭게 각색되고 쓰일 필요가 있다. 이것은 개인적 판단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보편타당한 그리고 사회적, 공동체적 신뢰감이 있는 집단들이 그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교단과 교리의 권력에 갇혀 그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재구성하는 것은 또 다른 지배와 통제를 만드는 것이며 사회적, 종교적 죄라고 본다. 지난 1700여 년간 보여준 그리스도교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경화 작업으로 오늘의 신자유주의, 지구적 제국, 생태환경의 위기, 국가 간 경제적 격차 심화, 여성 차별, 종교 갈등, 한반도 분단과 통일 등의 지구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유연성을 가짐으로써, 그리스도교 내부에 고질적으로 묶여 있는 과제들을 풀어갈 역동성과 활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차례

책을 내며
글을 시작하며

1부 구약성서와 종교 간 해석 방법론

1. 그리스도교 역사의 인식과 관점
2. 현대 세계의 상황 인식
3. 종교간 대화의 걸림돌 : ‘우상숭배 금지’의 극복
4. 역사비평 방법을 넘어
5. 종교들 안에서 종교의 해석
6. 성서 비평방법과 ‘영성적’ 해석
7. 지구적 제국의 상황에서 성서해석

2부 구약성서의 하느님 새로 보기
 
1. 우상숭배 금지의 족쇄 풀기
2. ‘야웨’와 ‘엘로힘’의 종교 간 대화 - 구약의 오경과 예언서를 중심으로
3. 야훼의 배우자이자 민중종교로서 ‘아세라’(Asherah) 여신(女神)

3부 구약성서와 종교 간 대화

1. 그리스도교의 정경(正經) 선언은 약이었는가, 독이었는가?
   - 지배적 그리스도교와 민중 유대교의 비교
2. 창세기 1장의 생명과 생태사상 : 노장사상과 불교적 이해
3. 구약의 ‘고통’에 대한 불교적 해석

글을 맺으며
참고문헌

(자료 : 동연출판사 보도자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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