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목회 마당] 나를 넘어선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조익표)

목회마당

by 제3시대 2009. 2. 16. 15:40

본문

나를 넘어선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조익표
(예가교회 담임목사 | yega.org)

여럿의 개체가 그물망과 같은 관계 속에 하나의 독특한 질서를 생성하고 하나의 집합체를 이룰 때, 이를 유기체라고 부른다. 인간은 60조가 넘는 엄청난 수의 세포들의 집합체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개체들이 하나의 독특한 질서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집합체는 얼마나 복잡한 관계의 그물망을 이루겠는가? 이 관계의 복잡성과 다양성의 정도가 높은 유기체를 고등유기체라고 부른다. 정신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는 의식은 고등유기체에 이르러 생성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의 사회는 다양한 인간이 그물망과 같은 관계 속에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하나의 집단을 이룬다. 인간을 고등유기체라고 할 때, 인간사회는 고등유기체보다 한 차원 위의 유기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사회는 물리적인 관계도 있지만, 주로 의식을 사용하는 정신적인 관계를 사용하여 관계의 그물망을 형성한다. 그러므로 인간사회야 말로 고도의 정신현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인간의 ‘나’라는 정신은 자신의 몸보다 하나 위의 차원에 존재한다. ‘나’는 ‘세포→기관→몸→나’ 로 이어지는 차원의 정점에 놓여있고, ‘나’에 이르러서 하위의 차원 모두를 하나로 묶는 ‘정체성’이 결정된다. 그러나 ‘나’는 또한 계속해서 ‘나→지역사회→지구적 사회→우주적 피조물’의 질서로 이어지는 차원의 최하위 차원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주적 피조물의 하위 차원 모두를 하나로 묶는 ‘정체성’을 결정한다.

‘나’는 정신을 통하여 ‘지역사회→지구적 사회→우주적 피조물→하나님’ 에 이르는 길을 의식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이 의식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하나님 안에서 모든 피조물들과 자신을 하나로 통합하는 길을 깨달을 수 있고, 그 길 안에서 살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길을 가고 하나의 길에서 살아가는 것이 평화의 구현이다. 평화란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 하나됨을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교회는 ‘나’로부터 ‘하나님’에 이르는 길을 가르치고 그 길에서 살게 한다. 그 뿐 아니라, 교회는 ‘나’ 를 넘어선 하나의 사회의 기능으로서 역할한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됨’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의 모든 성원들은 ‘나’를 넘어서야만 한다. 교회가 교회로서 기능하려면,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은 ‘나’를 넘어서 살아갈 수 있는 정신을 획득해야 한다. 성령은 ‘나’를 넘어서는 정신이다. 교회의 하나됨은 성령을 통한 하나됨이며, 성령 안에서의 하나됨이다. 교회는 ‘한’ 성령을 호흡함으로써 하나가 되는 것이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직 ‘나’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면, 교회는 단순한 교인들의 집합이며 교인들의 교인들을 향한 분열과 갈등의 영역일 뿐이다. 평화란 ‘나’의 차원에 머물러 있던 개개의 교인들이 ‘나’ 중심의 세계로부터 벗어나서, ‘교회’의 세계로 넘어섬으로써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것이다. ‘세포’가 ‘몸’의 생각을 알지 못하듯이 ‘나’도 ‘교회’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의 정신성은 ‘세포’의 정신성보다 훨씬 더 차원이 높다는 것이다. ‘나’의 정신성은 ‘너’와 ‘우리’의 정신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나’를 넘어서는 일이야 말로 ‘영적인 일’이며, 성령을 통하여 ‘나’를 넘어서는 것이야 말로 교회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다.

성령을 통하여 ‘나’를 넘어서는 일은 ‘기도’를 통하여 얻어진다. ‘기도’ 란 ‘나’를 넘어서는 행위이다. ‘기도’는 ‘나’의 존재에 영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가 민감하다면, 매 순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시는 ‘나’의 존재를 볼 수 있고, ‘감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민감하지 못하다. 그러나 분명 ‘기도’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새로운 ‘나’를 선물하시는 방식이다. ‘기도’를 통하여 나는 새로운 ‘나’로 새롭게 창조된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를 통하여 ‘현재의 나’를 모두 아낌없이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통하여 ‘새로운 나’를 모두 아낌없이 주시려고 하시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참된 기도는 한 인간의 ‘전부’를 바꿀 힘이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 때에 ‘나’는 나를 넘어선 존재로 변화할 것이고, ‘나’ 중심성에서 벗어나서 우주적 존재로 변화되며, 참된 자유를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성령 안에서의 삶이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사랑은 나를 넘어서는 강력한 행동이다. 하나님의 모든 진리는 사랑에서 구현된다. 나를 넘어서는 사랑이란, 나의 존재의 변화를 증거하는 유일한 표지이며, 성령의 증거이며,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는 표지이며,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능력이다. 뜨겁게 사랑하자. ⓒ 웹진 <제3시대>

* 예가교회 http://www.yega.org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