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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힘] 하늘 뜻 (박정상)

시선의 힘

by 제3시대 2016. 11.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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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뜻


박정상

(IT 관련 직장인, 아파트 동대표, 한백교회 교인)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일 매일 최순실 비선 실세가 대한민국의 모든 화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드라마에 나올 듯한 사실들이 밝혀 지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공주가 사는 세상에 자의든 타의든 모두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식탁 위에 다양한 가십거리가 되어 오르내리는 사실에 씁쓸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51.6%가 뽑은 대통령, 가까이는 박정희/육영수 초상화 핸드폰 고리를 달고 다니시는 부모님, 박근혜에 대한 연민의 정을 표현하신 친지 분들, 대구가 고향인 외가 친지들...  박근혜를 지지한 이분들에게만 원망과 비난의 화살을 던질 수 있을까요? 나는 48.4프로 편에 있었기에 오늘의 사태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제가 태어난 1979년은 박정희 독재자가 그리고 2016년 그의 딸, 박근혜 불통령과 한 시대를 살았던 이 역사의 현장이 마치 운명의 장난인 듯 싶습니다.


  뒤돌아보면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까지 반세기 동안 존경할 만한 대통령이 손에 꼽을 정도 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지지리도 복이 없는 건지..


  2008년 한미 FTA로 촉발된 촛불집회 흔적이 남아 있는 곳,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순신 장군이 내려다 보는 곳, 백성들이 올바르게 살려면 왕과 관료들이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백성들을 다스린 세종대왕 앉아있는 그 곳, 2016년 11월 5일 어제입니다. 아이러니한 그 곳, 광화문 광장에 다시 한번 성난 촛불 20만의 민심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고사리 손, 갈라진 손 가리지 않고 들려진 촛불 하나하나는 이내 거대한 물결로 변해 청계천과 광화문을 에워쌌습니다.    


    어제 그 시간 저는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 개관식을 진행하느라 역사의 현장인 광화문에 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많은 시간을 거기에 할애했고, 아파트 내 첫 공동체 행사이었기에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도서관은 주로 이용하게 될 아이들에게 올바른 생각과 바른 역사의식의 싹을 틔우는 곳입니다. 때문에 비록 저는 광화문 그 역사의 자리에 있지 못했지만, 광화문에 모인 그분들과 함께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음이 탄이,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대통령, 비정상적인 세상을 만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자그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정정당당 경쟁이 아닌 빽을 통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세상, 

 같은 일을 하지만 비정규이라 당연히 차별받아도 되는 세상, 

 시민을 죽여놓고 유족에게 그 원인을 넘겨도 분노하지 않는 세상, 

 아이들이 세월호와 함께 수장되어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 

 독재자의 자녀가 다시 독재하는 당연한 세상, 

 비정상의 정상화를 박근혜 대통령이 외치는 세상  


  이렇게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순수, 본심,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하며, 제가 어제 도서관 개관식 축시로 낭송했던 워즈워드 시의 무지개를 읽으며 마치겠습니다.  



무지개                             

워즈 워드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니 

 나 늙어서도 그러하기를 

 아니면 차라리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건대 내 인생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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