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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뒤돌아보지 마라(백정기)

사진에세이

by 제3시대 2017. 12. 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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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지 마라

 

  미디어아트는 동어 반복이다. 엄밀히 말해서 모든 아트는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소위 미디어아트는 어떻게 정의 되어야 할까.  


 새로운 미디어는 고유한 특징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이 초기에 회화의 대용품이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라. 새로운 매체는 특질과 표현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이 간극을 채워나가는 예술 활동이 진정한 미디어 아트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는 최전방을 탐지하는 전위부대처럼 아직 탐지되지 않은 미디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르다.  


 복제예술을 넘어 바야흐로 디지털 미디어 시대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속성은 커뮤니케이션과 표현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결국 디지털의 한계가 인간의 논리와 사고를 직간접 적으로 결정 짓는 상황이다. 디지털 미디어를 이해하고 마스터해야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현재 미디어 아트의 특징이 무엇인지 몇몇 미디어 아트 사례를 통해 탐구해 보고자 한다. 

 

양해의 <영육> 싱글체널 비디오 4분 가변크기 2017


 <영육>의 작가 양해의는 각각 다른 시간에 촬영한 얼굴 영상을 퍼즐처럼 조각해서 다중적인 자아를 표현했다. 디지털 창작물의 미학적 표현은 시간을 오려내고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름을 잘라 시간을 앞뒤로 배치하는 것은 영화에서도 가능한 표현이지만 디지털은 무한대의 시간을 동시에 배치할 수 있다. 디지털에서의 시간은 불연속적이다.  


조몽월 <DOT> 비디오 설치 20*30cm 2017


 디지털 이미지의 가장 작은 요소는 픽셀이다. 작은 픽셀이 깜빡이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조몽월의 작품 는 디지털 이미지의 본질적인 특징을 폭로해서 디지털의 특징을 규정한다. 회화의 본질적인 특징이 평면성이라면 디지털의 본질적인 특징은 픽셀, 더 나아가 0과 1이다. 이러한 특질을 확대해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디지털 아트가 자연을 기술로 대체하는 것 같아 낯설고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술적인 이해가 높지 않은 사람은 더 난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인간표현의 단계일 뿐이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 있다. 돌과 철의 특징이 구조물의 특성에 반영되듯이 디지털의 특질은 디지털 세계를 반영하고 우리의 경험을 결정 짓는다.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많은 예술가들이 디지털 세계를 경계하면서 디지털 세상의 신화를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러다이트들의 노력은 산업혁명을 멈추지 못하고 말았다. 우리는 흙이 아니라 디지털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백정기 作 (미디어작가)

- 작가소개

홍대회화과를중퇴하고한국예술종합학교조형예술과, 중앙대학교첨단영상대학원을졸업했다. 2008년개인전 를시작으로 5회의개인전을했고다수의단체전에참여했다. 2012년홍은예술창작센터,2013년경기창작센터입주작가로레지던시활동을한바있다. 음악적청각화를주제로 “Walkingalone on a clear night: Musical sonification based on cityscape”외 1편을등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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