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3월 정기포럼은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과 감독과의 대화 모임으로 갖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영화 소개_

1997년 12월 18일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 영화는 대구에 살던 한 가난하고 독실한 기독교인 50대 남자(손경화 감독의 아버지)의 이야기다. 
그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보수주의와 기독교 신앙이 경상도의 가난과 어떻게 서로를 규정하며 동거해 왔는지를 묻고 있다. 

 

              초청_ 손경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일시2013년 1월 28일(월) 저녁 7:30                 

              장소_ 한백교회 안병무홀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1번과 2번 출구. 두 출구 사이 골목 50미터, 좌측 건물의 1층)

              문의_ 02-363-9190, 010-3043-5058(유승태 연구원), 

                        010-4944-2019(정용택 연구원), 3era@daum.net

              참가비_ 3천원(자료집)

 

* 손경화 감독은...
<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로 서울영상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작지원을 받는 영화로 선정되었고,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았다.

이후 영화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인권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손 감독의 다른 작품으로는 <개(開)청춘> 등이 있고,

<자, 이제 댄스타임>, <의자가 되는 법>을 제작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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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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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죄책감
- 한 여성의 물질을 드리는 기도

 

위희진
(한백교회 교인)

 

저희 부부는 작년 529일에 혼례를 올렸는데 올 해 529일 첫 결혼기념일엔 아기가 태어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직 관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의 통제와 감시를 있는 그대로 순순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었고, 우리가 결혼했다는 것을 왜 국가에 신고해야 하냐 하는 반사회적 심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집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 결혼 전 신랑이 신청해서 마련한 스무 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임대아파트에 입주해서 살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는데, 저희가 혼인신고를 해버리면 가구당 소득이 임대아파트 입주 기준을 초과해버립니다. 박봉이라는 출판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맞벌이를 하다 보니 부부소득으로는 임대아파트 입주 조건을 초과해버리는데, 1인당 가구 소득 기준이나 3인 가구 소득기준이나 같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해서 아기가 태어나서 세 식구가 된다고 하더라도 임대아파트에서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임대아파트에서 나가 살만한 집을 구할 형편도 안 되고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아기를 낳으려니 임대파트 문제뿐 아니라 이래저래 걸리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아기 출생신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신랑한테 올려야 할지, 저한테 올려야 할지도 어렵습니다. 세상이 조금은 변해서 혼인 신고할 때 앞으로 태어날 아기가 엄마 성을 따를지 아빠 성을 따를지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당연히 남자 성을 따르도록 하고 있으니까요. 갓 태어난 아기에게 어느 가족의 구성원이 되도록 강요하는 ''이라는 것을 부여하는 것이 싫긴 하지만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이름 앞에 성은 있어야 하고, 또 남편의 성을 받아야하겠지요. 그렇게 되면 전 제가 아기를 낳았다는 어떤 증명도 할 수가 없습니다. 육아휴직도,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육아휴직수당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이, 여자라는 것이 살면서 억울하고 불리할 때가 한두 번 있는 것이 아니지만, 아기를 가진, 가진 것 없는 여자는 이 사회에서 참 살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 우리가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로 이사 오는 중년 부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1톤 트럭도 텅텅 비어 있을 만큼 별 것 없는 세간, 그나마 그 세간이라는 것도 남들이 보면 버려도 그만일 것 같은 낡디 낡은 것들이었습니다. 부부 얼굴에 행복같은 사치스러움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삶에 찌든 얼굴이었습니다. 그 중년 부부를 보면 제 마음 한구석에선 죄책감이 듭니다. 우리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가 과연 여기서 계속 사는 것이 맞을까? 쪼들리고 힘들더라도 단칸방 월세라도 얻어서 나가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한편으론 화가 납니다. 이 사회는 왜 우리처럼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이런 죄책감까지 가지고 살게 만드는 것일까?

예수님은 가난한 자, 힘없는 여인과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셨다지요.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가난한 자는 계속 가난하게 힘없는 여인과 어린 아이들은 계속 힘없이 살아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드리는 것들이 예수님처럼 가난한 자, 힘없는 여인과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길 바라지만, 그것이 이 사회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권정생 선생님이 쓰신 글 가운데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것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함께 가난해지고 함께 힘없는 자가 되는 것밖에 없다 하신 것을 읽었습니다.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이 곧 혁명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임대아파트에서 계속 살기 위해 이런 저런 궁리를 하는 정도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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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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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4 14:5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결혼을 앞둔 저에게는 참으로 공감되는 글이네요.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것도 아닌데, 그냥 근근히 생활할 손바닥 만한 공간을 구하기가 왜이리 골치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저보다 소득이 적은 다른 이들은 이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걸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요. ㅈㅈ 거창한 인류애도 좋지만 저같은 별볼일 없는 사람은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궁리하며 살 수 밖에 없는 건가보죠. ㅎㅎㅎ 한바탕 웃고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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