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제3시대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흥국사(興國寺) 가는 길  

 
어머니..
제게 가득 안겨 준 모든 것들은 모랫길처럼 사라졌습니다.
 
낭만과 파티와 향연의 주연은
어젯밤의 꿈인 듯 합니다.
 
저는  이름 모를 언덕에 누웠습니다.
 
비워진 제 몸은
이슬을 채우고
 때론 비를 채우고
억센 잡초를 채우고
지나가는 바람을 채웁니다.
 
어머니!
이 모든 것들은 지금도 -
꿈인 듯 현실입니다...

 

 

 

 

 

 

 

 

 

 

인간은 모두 빈 냉장고 처럼 덜렁 태어납니다.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이런 것들로 채워 살아갑니다.
건강, 두뇌, 기질, 미모, 재산, 부모, 젊음...
 
저마다 가진 만큼의 것들을
다 소비한 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이끌여져 있는 자신을 봅니다.
 
제 몸을 채운 이슬, 비, 잡초. 바람은 회환과 허무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이럴때, 우린 '어머니 하나님'을 찿습니다.
"어머니!  이렇게 되었어요!"
또한 어머니 하나님 속에서 아버지 하나님께 묻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사월초파일 흥극사 가는 길,
어는 언덕에 본  누군가가 버린 냉장고를 보며
사진을 들이 댄 것은,
인적없는 곳에  버려진 시신 앞에 드린 제사와 같습니다.
아니 회완과 허무 앞에 선 모든 인간을 애도하는 제사 일 것입니다.
 
그것은
'흥국사(興國寺)'의 절 뜻처럼,
그들이 진정 원하는 영원한 낭만과 파티와 향연이 그곳에서도 이루어지길 비는 기도일 것입니다. 

 


 

 

이수만 作 (한백교회 교인)

 

 

 

* [사진에세이]는 한백교회 사진동아리 '눈숨' 회원들의 작품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제3시대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부평역에서

김현숙
(Ecole supérieure des beaux-arts de Marseille에서 비디오아트 전공)




부평역... 풍경 / 09년8월1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업일지
조선족 이주노동자인 그녀는 부평에 산다.
나의 첫 부평 나들이는 그녀와 만나기 위해서다.
부평역, 어지럽다.
형형색색의 간판, 어울리지 않는 간판글씨, 상품, 색깔, 사람 .........
그 모두는 나의 시선을 초대하느라 경쟁 중이다.
어지럼증에 빠진 나는 어느 것도 볼 수 없다.
허우적대며 부평역 밖으로 나왔다.
저녁 햇살이 그녀를 비추고 있다.
하지만 그녀 또한 보이지 않는다.
부평역의 자본주의는 점점 시력을 앗아간다.

사진 안과 밖을 넘나드는 글자들,
늘어지기도 하고 뛰어 쓰기도 제멋대로다.
부평역의 풍경이 이 글자들의 모습 같다.

ⓒ 웹진 <제3시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제3시대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삼손에 관한 짧은 이야기

김현숙
(Ecole supérieure des beaux-arts de Marseille에서 비디오아트 전공)




사용자 삽입 이미지

40년전, 남자가 아내를 거칠게 밀쳤다. 아내는 계단 밑 길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그녀의 아기가  태어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아이는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
부르스 리 되기를  욕망하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한 그는 에로틱한 여성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들은 늘 사진으로만 그의 옆에 있어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의 이름은 삼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늘 격투에서 악당을 이기는 자화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현실에선 그의 동거녀가 그를 칼로 찔렀다.
그는 아이가 되어 성모 마리아와 여전사 뒤에 숨어 있다.

그는 그렇게 살고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인이 아들을 낳으매  이름을 삼손이라 하니라.
아이는 자라매  아버지께서  복을 주시더니...
- 판관기 13장 24절



작업일지

2008년 가을, 마르세이유에서 우연히 어떤 남자를 알게 되었다.  남미 출신이지만 대부분의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으며 지금은 프랑스에서 기초생활 수급자들이 받는 수준의 연금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는 일을 하지 않는다. 기타 하나만 들고 여기 저기 떠돈다.
그의 팔엔 흐릿한 칼 자욱이 몇 군데 나 있었다. 무례하게도 난 주저 없이 사연을 물었다. 그의 강한 자의식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간단한 메모를 남긴다.

탄생내력 - 동거녀한테 맞은 얘기 - 삼손이라는 이름- 건장한 체격 - 그의 악세서리들 - 그리고 빈민이라는 것 - 사회로부터 스스로 격리시키는 삶의 태도 - 부르스 리(이소룡)와 동일시 하는 모습 - 칼로 누군가를 찌르는 장면을 그림 - 삶 자체가 폭력 – 폭력의 산물

ⓒ 웹진 <제3시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제3시대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BLOG main image
by 제3시대

공지사항

카테고리

웹진 <제3시대> (779)
특집 (8)
시평 (91)
목회 마당 (57)
신학 정보 (126)
사진에세이 (36)
비평의 눈 (62)
페미&퀴어 (19)
시선의 힘 (126)
소식 (150)
영화 읽기 (28)
신앙과 과학 (13)
팟캐스트 제삼시대 (12)
연구소의 책 (13)
새책 소개 (38)
Total : 315,019
Today : 97 Yesterday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