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사랑의 하느님이라는 쉬운 말 앞에서 머뭇거리다 (김강기명)
사랑의 하느님이라는 쉬운 말 앞에서 머뭇거리다 김강기명 (연구집단 CAIROS 연구원) 가끔씩 노약자석 앞에 선 임산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리 때는 밭에서 일하다가 애 낳고 다시 일하고 그랬어."같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곤 한다. 자리를 양보하면서도 농담조로 저런 이야기를 보태기도 한다. 아마 그 이야기는 사실일 것이다. 단, 그렇게 했어도 살아남은 이들에게 말이다. 고된 시집살이를 계속 하면서 애까지 나아 길렀는데도 살아남은 사람들, 밭을 매다가 애를 낳고 다시 일을 했어도 살아남았던 사람들만이,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만이 '말'을 할 수 있기에 그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거지만 이 이야기 뒤에는 수많은 은폐된 죽음들이 있다. "우리 때"의 영아사망율, ..
시평
2011. 3. 23.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