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 아주 아카데믹하지 않아서 더욱 아카데믹한 단상 5] 고흐의 방에 울아빠를 뉘였으면 좋겠다 (김정원)
아주 아카데믹하지 않아서 더욱 아카데믹한 단상다섯. 김정원* 아빠는 6인실을 선호했다. 싼 이유가 반이고, 사람들과 보다 많은 접촉을 할 수 있음이 그 반이다. 말씀이라고는 없는 양반인데도, 북적거리는 그 곳을 좋아했다. 환자와 그 보호자들, 수시로 드나드는 간호사와 의사들은 물론 방문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기라도 하면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었다. 폐쇄적인 울 아버지 성정에는 맞지 않은 곳이었지만, 그의 몸에 주렁지게 달린 주사병과 소변줄 너머 시선을 둘 곳이 필요했기에, 그는 차라리 6인실에 있고자 했다. 새로 들어 온 옆 침대의 아저씨는 서른 번째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말을 건넨다. ‘신입’들은 다른 환자들에게 통성명, 아니 통병명(通病名)을 하기 마련이다. 아저씨의 ‘말 걸어옴’이 시작되자, 아빠..
시선의 힘
2016. 8. 17.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