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세이] 막(3) (오종희)
막 (3) 서부이촌동 고가를 지나다 보면 폐허가 된 철도 조차장의 모습이 보인다. 물웅덩이며 시간과 비바람에 의한 공장식 건축물의 속도 빠른 해체가 선명하다. 어쩌자고 도시 한 복판의 저 너른 땅은 67년 전의 전쟁 자료 사진과 닮은 꼴 모습을 여전히 하고 있는 걸까.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철도 조차장은 용산역과 더불어 일제의 제국주의 전쟁을 위한 철도기지로서의 신용산을 상징하는 곳이었다. 번화한 길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용산역 뒤 쪽, 이촌동과 청파로에 이르는 26만 평방미터의 거대한 덩치다. 전쟁이란게 원래 그런 건가 아님 이 땅의 전쟁이 더 그러한가. 1950년 6월 28일 새벽 800여명의 희생자를 낸 한강 인도교 폭파가 적군이 아닌 아군에 의한 것이듯 용산 조차장을 포함한 용산지역의 대대적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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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8.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