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존재의 잔향 < 고스트 스토리 (데이빗 로워리, 2017)>(이희승)
존재의 잔향 이희승* 망자가 살아있는 자들의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방황할 때, 우리는 쉽게 ‘유령’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됩니다. 새로 다가오는 것에 자리를 내어주지 못하는 지나간, 혹은 지나가야만 할 것들을 통칭할때도 흔히 ‘유령’ 혹은 ‘망령’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지요. 선왕의 유령이 준비하지 못하고 맞은 억울한 죽음을 기억해달라며 젊은 왕자 햄릿의 눈 앞에 나타났을 때, 햄릿은 “그대는 성령인가, 악마인가? 천상의 영기인가, 지옥의 독기인가? 그대 마음속의 선악의 의도는 모르겠다만, 그런 수상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말을 건네 보지 않을 수 없다”라며 용기를 내어, 밤이슬을 맞고 선 유령에게 말을 겁니다. 일말의 주저없이 선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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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15.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