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소개> 미국땅에서 ‘한.정.살림’의
통분 불/가능성을 묻다

이상철

(Chicago Theological Seminary / 윤리학 박사 과정)


Korean Resources for Pastoral Theology: Dance of Han, Jeong, and Salim’ (Pickwick Publications, 2012)  James Newton Poling and HeeSun Kim

오늘날의 신학은 세계화된 세상속에서 차이와 다름에 대해, 다양성과 상이성에 대해서 열린 사고를 요청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신학들이 싹터 올랐다. 흑인신학으로부터도 소외되고, 백인 페미니스트 신학으로부터 소외되었던 흑인여성신학자들이 womanist theology를 이야기하고, 수 천년 동안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었던 Queer 이론과 Queer theology도 밝은 광장에서 이제는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토착민의 관점에서 서구 식민주의의 잔재를 극복하고자 하는 포스트콜로니얼니즘 역시 이러한 대열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이는 서구 신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토양을 우리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리하여 기존 서구신학에 내재된 공허한 보편주의와 허위적 패권주의를 지적하고, 비어있는 그 곳에 인종적, 문화적, 종교적 다양성을 선사하여 신학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한동안 유행했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미국 신학계에서 한국신학을 알리는 주목할 만한 책이 출판되었다. James Poling과 김희선이 함께 쓴 ‘Korean Resources for Pastoral Theology: Dance of Han, Jeong, and Salim’ (Pickwick Publications, 2012)이 그것이다. 이 책은 한국적 소재인 ‘한, 정, 살림’을 미국 신학계에 소개하고, 그로 인해 미국 목회상담계의 지평이 확장되기를 바라는 기대에서 집필되었다. 사실, ‘한, 정, 살림’은 미국학계에서 한국신학을 말할 때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한’은 민중신학의 핵심개념이고, ‘정’은 이 책의 추천사를 쓴 Garrett의 Wonhee Anne Joh교수가, ‘살림’은 뉴욕 Union 신학교의 (정)현경 교수가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론신학의 영역에서 1세계 신학에 대한 저항담론으로 존재했던 ‘한. 정. 살림’이 종합되어 실천신학 파트인 목회상담에서 치유와 화해의 방법론으로 구체화된 예는 일찍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앞으로 미국신학계에서 한국신학을 알리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본서의 결론부라 할 수 있는 마지막 두 Chapter(6장은 폴링, 7장은 김희선 단독으로 씀)를 제외한 본문의 모든 내용들은 저자들이 마치 탁구 치듯이 서로의 입장과 앎의 지평을 교환하면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한 명은 진보 성향의 이미 유명하고 노련한 미국 백인 남성 신학자, 다른 저자는 목회상담과 포스트 콜로니얼 페미니즘을 전공하고 있는 신출내기 피가 끓는 젊은 한국 여성신학자이다. 이 둘이 만나서 무슨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다행히 이런 우려는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 한국적 재료인 ‘한. 정. 살림’을 메인 테마로 가지고 오면서 불식되었다. 폴링 교수가 지닐 수 있는 한국적 소재에 대한 낭만적이고도 소박한 일반화의 우려는 김희선의 도움으로 극복되었고, 김희선이 갖고 있던 서구신학에 대한 날선 칼날은 폴링교수의 다독거림으로 다소나마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이 책에 ‘Dance of Han, Jeong, and Salim’라는 부제가 달렸다. 몇 해전, 이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는 Karen Baker Fletcher가 쓴 ‘Dancing with God’이라는 책을 출판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삼위일체교리를 Womanist관점에서 춤이라는 메타포를 이용해 풀어낸 작품인데, 기존의 정태적인 삼위일체 이해에 맞서 춤이 담고 있고 변화와 리듬, 율동과 조화를 새로운 삼위일체 해석학으로 제시했던 책이었다. Karen Baker Fletcher가 흑인여성신학의 관점이었다면, 이 책의 저자 폴링교수는 Constructive 입장에서, 또 다른 저자 김희선은 포스트콜로니얼즘, 더 나아가 포스트콜로니얼 페미니스트 입장에서 춤을 끌어 들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들은 ‘한, 정, 살림’을 함께 무대 위에 세우고 이렇게 말한다: “Shall We Dance?” 

기본적으로 이 책은 미국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알고 느끼는 ‘한. 정. 살림’과 이 책을 통해 전달될 미국사람이 알고 느끼게 될 ‘한. 정 .살림’은 분명 다를 것이다. 저자들은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최대한 서로의 입장과 지식을 조율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리하여 한국적 소재인 ‘한. 정. 살림’이 어느 정도 미국 신학계에서 통분 가능할런지를 묻는다. 물론, 통약불가능한 부분도 눈에 띨 것이고, 양국간의 여러 차이로 인한 ‘한. 정. 살림’을 둘러싼 의미의 과잉과 차액과 잉여들도 발견될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문제점들의 등장이 이 책의 저자들이 노리는 진짜 속셈이 아닐런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미국 신학계 내에서 ‘한. 정. 살림’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 역할도 물론 하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미국 신학계를 향한 의미있는 도전이고 불편함이다. 


James Poling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 목회상담계를 대표하는 학자이고 작년에 Garrett에서 은퇴하였다. 폴링교수는 미시적 차원에 머물던 목회상담의 영역을 사회적 구조와 폭력의 상관성으로 확대시켜 목회상담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별히 각 그룹별, 민족마다 지닌 독특한 역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였던 폭력과 희생에 주목하면서, 각각의 주체들이 어떻게 그 한들을 정의하고 풀어(치유해)나가는지에 관심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료들을 미국 신학계에 소개하고, 미국 목회상담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를 고민하는 창조적인 신학자이다.    

또 다른 저자 김희선은 Poling 교수의 제자로 현재 시카고 인근 에반스톤 위치한 Garrett에서 목회상담으로 박사과정 중이고 현재 논문만 남겨놓고 있는 Ph.D Candidate이다. 한국에서는 이화여대 기독교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신학수업을 받았고, 지금은 뉴욕 Union 신학교에 있는 (정)현경 교수 이화여대 재직시절 마지막 제자이기도 하다. 미국 유학 전 명지전문대학에서 외래교수로 강의하였다. 김희선은 목회상담 이외에 Postcolonial Feminist Theology를 부전공으로 택하고 있다. 시카고 신학교에 있는 Beyond Monotheism의 저자 Laurel Schneider 교수와 여성신학을, Heart of The Cross를 쓴 Garrett의 Anne Joh교수와는 포스트콜로니얼니즘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아마존 책 소개 링크  

http://www.amazon.com/gp/product/1608995844/ref=cm_sw_r_fa_alp_I-3mqb0BYSM5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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