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 아주 아카데믹하지 않아서 더욱 아카데믹한 단상 7] 172에 48키로 여자 일기 (김정원)
172에 48키로 여자 일기 김정원* 내 일상에 가장 깊숙하게 스민 욕망 중 하나가 ‘마른 몸’이다. 이 욕망의 출발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른 몸을 아름답다고 생각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중학교 시절의 나는 아주 바짝 마른 여자아이였다. 키는 날로 크는데, 살은 당최 붙질 않았다. 키에 맞춰 교복을 입고 있었던 지라, 자루를 뒤집어 쓴 허수아비가 따로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어 키는 170이 다 돼 가는데, 몸무게는 겨우 40키로에 그쳤다. 아빠는 ‘용든약’을 지어왔다. 약발이 좋았는지 겨우내 살이 올랐고, 고등학교에 갈 적엔 48키로까지 몸이 커져 있었다. 그거나 거기까지였다. 키는 172까지 계속 컸지만 몸에 살은 붙지 않았다. 다이어트커녕 한 끼도 놓치지 않고 꼬박 밥을 먹어도 ‘축복받은 유..
시선의 힘
2016. 12. 19.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