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미니 불당 (오종희)
미니 불당 오종희(본 연구소 회원, 한백교회 교인) 며칠 전에 딸내미가 말 한대로 정말 아파트 현관 근처 화단에 불당이 차려져 있었다. 화단이라 하기엔 관심간 흔적, 손간 흔적 없는, 그나마 평소엔 주차한 차량에 가려 눈에 띄지도 않는 초라한 장소에 ‘떠어억!’ 우리 식구 셋이 집에 들어가는 길에 짧은 토론이 시작됐다. “누가 갔다 놨을까?” “버린 거야? 차린 거야?” “노인이겠지?” 그러자 남편이 시니컬하게 정리한다. “집에 두자니 궁상맞고 버리자니 찜찜하고 그래서 택한 곳이 화단이지!” 자세히 보니 손바닥만 한 크기에 재질도 저렴이 수준이고 여기저기 깨져 있는 것이 바로 옆 역시 버려진 작은 화분과 정확히 닮은꼴이다. 추측하자면 버리는 죄책감에 대한 면피용이 저 불상의 실존이다. 버린 것도 아니고 ..
시선의 힘
2016. 6. 20.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