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퀴어] 성미산 증후군 (이성엽)
성미산 증후군 이성엽(한백교회 교인, 성공회대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에서 공부 중) 그는 하루 중 해질녘이 제일 좋다고 했다. 영어회화 공부를 한답시고 데이트를 하면서 영어로 한 두 마디씩 떠들던 시절이 있었다. “이걸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 그가 영어로 물었다. “Sunset?” “No, it’s twilight.”. 그리고 다시 물었다. “넌 하루 중 언제가 제일 좋아?” 나는 무심한 듯 대답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암튼 난 twilight을 좋아하진 않아.” 아마도 그 때 나는 twilight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 날의 대화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남자친구 앞에서 그 단어를 모른다는 걸 애써 숨겨야 했던 알량한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
페미&퀴어
2018. 4. 11.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