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눈] 함석헌의 소리(서보명)
함석헌의 소리 서보명(시카고 신학대학원 교수) 함석헌은 글보다 말을 선호했지만 그에게 말보다 더 근원적인 생명의 현상은 소리였다. 그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소리가 있다고 보았고, 모든 소리에서 생명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말씀은 생각의 소리였고, 생명의 소리는 말씀이었다. 생명의 소리는 무엇보다 먼저 고통의 소리였고, 고통의 소리는 모든 소리의 시작이었다. 소리의 원형이자, 모든 소리의 첫소리는 ‘아’라고 했다. 이는 고통과 감탄의 소리였고 또 깊은 생각이 남기는 소리였다. 그에게 인간은 소리를 듣고 소리를 내는 존재였다. 함석헌의 사상을 소리의 발견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그가 소리를 통해 발견한 것은 자기 소리를 낼 수 없는 민중이었지만, 여기서 그의 철학적인 비판과 방법론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
비평의 눈
2018. 5. 30.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