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나의 환대가 아닌, 낯선 환대(강선구)
나의 환대가 아닌, 낯선 환대 강선구* 길을 가다가 모르는 한 남자가 나에게 걸어오며 말을 붙인다. 그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집까지 가려면 기차를 타야하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한다. 그 남자의 행색으로 보아 노숙인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며, 순간 이 사람에게 돈을 줘도 되나 고민에 빠진다. 돈을 주면, 이 남자는 정말 집까지 가는 기차표를 사는데 돈을 쓸까? 혹은 나는 이 남자에게 돈을 주면서 스스로 존재론적 우월감에 빠지지는 않을까? 예상치 않은 찰나의 순간, 나는 수많은 고민에 빠지면서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나는 그 도움을 줄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있는 위치에 의도치 않게 놓여있게 되었다. 그..
시선의 힘
2018. 11. 28.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