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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힘] 구번타자 공필성(송기훈)

시선의 힘

by 제3시대 2019. 3. 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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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번타자 공필성




송기훈*

 


롯데자이언트의 구번타자 공필성씨는 야구리그에서 유일무이한 데드볼 전문 타자다. 데드볼, 몸에 맞는 볼 전문타자라고 하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나, 8명의 주전타자들이 나무로 만든 자신의 야구배트를 휘두르며 어떻게 공을 맞출까 상상을 할때 공필성씨는 그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타격과는 별개로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에 어떻게 하면 좀 더 몸을 갖다 맞출 수 있을까 고민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생각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


심지어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하라는 감독의 싸인을 받고 타석에 섰을 경우에 공필성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몸에 맞는 볼로 진루를 하여 득점 확률을 높여주느냐, 아니면 감독의 작전지시를 무시하고 타자 본연의 ‘배트 휘두르기’를 하느냐의 야구선수로서의 본질적인 갈림길에서 공필성씨의 마음은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다. 동료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의 등판엔 멍자국이 가실일이 없다고 했다.


다른 타자들과 다르게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하는 그의 표정에서 고통보다는 연민이, 무언가 씁쓸함이 스쳐지나간다. 슬로 비디오로 그의 몸에 공이 맞는 장면이 나올때면 퍽 하고 죽은 나무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잠시 찡그리는 듯 바로 나무로 만든 배트를 내려놓고 1루로 향해 무심하게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에서는 늙은 스님의 궤적같은 것이 보인다.


그의 등번호 0번은 그와 꼭 닮았다. "공을 하도 맞아서 공필성이다"는 우스갯 소리를 뒤로 한 채 숫자아닌 숫자로, 타자 아닌 타자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롯데 자이언츠 타자 공필성[각주:1]


*필자소개

현재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일하고 있으며, 예수의 십자가를 우연히 졌던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자신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다.


ⓒ 웹진 <제3시대>



  1. 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041225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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