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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펼쳐진 풍경_1 (도홍찬)

사진에세이

by 제3시대 2019. 6. 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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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진 풍경 _ 1

도홍찬(한백교회 교인)

 지독히도 복잡하고 미묘한 삶의 세계는 진부하면서도 신비의 영역이다. 

삶을 멈출 수 없기에 생활이라는 관성의 운동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간혹 사건이 관성의 자장 밖으로 우리를 밀어낸다고 하더라도

삶의 중력은 항상 우리를 압도한다. 

 

지극히 견고하고 안정적인 삶의 내부를 우리들은 볼 수 있을까. 

삶은 체험하는 것이지 감상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삶을 알기 위해서 잠시 탈출한다. 삶의 외부자가 되어 바라본다. 

이때 삶은 풍경으로 펼쳐진다. 

펼쳐진 풍경은 삶의 은유이다.

삶의 지속과 단절, 속살과 상처를 자연으로 드러낸다.

너머의 삶, 시원을 향한 그리움, 변주되는 일상들, 채웠지만 여전히 비어있는 삶을 

풍경은 감싸 안고, 뒤틀면서 펼쳐낸다.

 

풍경으로서 삶은 진실성에 대한 배반이고 삶에 대한 모욕인가.  

생활의 창문 너머 힐끗 본 것은 삶이 아닌가.

시선의 렌즈는 삶을 통괄하지도 지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잠시 삶의 비의를 엿볼 수 있지는 않을까.

 

그렇기에 우리들은 물끄러미 제각각의 풍경을 펼쳐낸다. 

삶이 풍경이 되고, 풍경 속에서 우리의 숨결을 느낀다.

안산  단원고 (2015)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
  
       조용한 봄에서부터
           조용한 봄으로
     다시 내 몸이 아프다
  
          여자에게서부터
              여자에게로
  
          능금꽃에서부터
          능금꽃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     

            - 김수영

네덜란드, 스피노자 하우스 (2017)

왜 사람들은 마치 구원을 위해서 싸우는 것처럼 예속상태를 위해 싸우며 

한 사람을 찬미하기 위해 자신들의 혈기와 일생을 소진하는 것을

수치가 아닌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는가    

                                              -  스피노자

스페인, 카사 밀라 (2017)

자유로운 사고는 자유가 아니라 

진실의 노예이다.

자유는 사고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의욕에 속한다. 

               - 안토니 가우디

스페인, 알함브라궁 (2017)

나무처럼 항상 기도하는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물길 밑바닥 물처럼

항상 영원에 뿌리를 두고!

-가르시아 로르카

스페인, 평원 (2017)

“ 너 자신을 알라!”

“그런데 소크라테스 씨, 이 말을 꼭 하고 싶소. 

성찰하지 말아야 할 삶도 있다고요!”

                            - ??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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