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소식 : 탈향 역사강좌] 탈진실 시대, 역사적 진실은 어떻게 생산되는가?(강사, 백승덕)

소식

by 제3시대 2019. 6. 7. 00:51

본문

탈진실 시대, 역사적 진실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강의소개_

‘탈진실(post-truth)’ 바람이 거센 시대입니다. 탈진실 바람은 거짓말과 한 가지 면에서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거짓말쟁이들은 자신이 하는 말이 진실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뻔뻔하게 말을 내뱉습니다. 반면에 탈진실 정치인들은 진실 여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분노를 일으키고 공포를 조장할 수만 있다면 진실이 무엇이든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진실에 대한 논쟁 역시 탈진실 바람의 한복판에 위태롭게 놓여 있습니다. 최근 극우인사들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공격하는 ‘망언’을 쏟아냈듯이 ‘아니면 말고’식 주장들을 공공연히 떠드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탈진실 시대를 맞아 역사학의 전문성은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그간 역사논쟁을 접하면 ‘역사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달라’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학문의 공론장에서 역사학자들이 실증을 해보면 객관성을 검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학계가 지금 대면하고 있는 현실은 그간의 믿음과 정반대입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5.18 광주항쟁 생존자 등 다양한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은 역사학 연구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역사는 증언을 통해 어떠한 역사적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모든 기억이 그러하듯이 생존자들의 증언은 듣는 사람들에 따라서 달라지곤 합니다. 증언한 내용이 당대의 기록과 어긋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홀로코스트와 같은 폭력의 증거는 오직 생존자들의 증언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언은 유일한 증거이지만 시간에 따라 흐려지거나 트라우마에 의해 심지어 뒤틀리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증언의 아포리아’ 앞에서 역사학계가 그간 벼려온 ‘실증’이라는 방법론은 해법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탈진실 시대를 맞아 논란을 일으키는 여러 역사적 사안들을 살펴보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새로운 접근법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3. 세부주제  

1강 탈진실 시대의 역사적 진실 문제 : 죄수들의 말싸움과 첫사랑의 어긋나는 기억

박근혜 정부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보여줬듯이 단 하나의 올바른 역사적 진실을 요구하는 것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무 말이라도 역사적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이 강의에서는 역사적 진실에서 인식의 공통기반이 어째서 중요한지에 대해서 감옥에서의 말싸움을 예시로 삼아서 설명한다. 또한 여러 회고록과 <오! 수정>, <라쇼몽> 등의 영화 등을 통해서 기억이 역사학에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을 소개본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역사왜곡과 다르게 탈진실 시대에 증언과 기억이 핵심적인 문제가 된 현상을 살펴본다.

1강 전체 강의 듣기(영상)

2강 역사학은 진실을 어떻게 생산해왔는가 : 진실프로그램과 사회적 신뢰

랑케 이후 ‘세미나’는 역사학의 전문성을 습득하는 교육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미나는 사료비판을 핵심적인 방법론으로 삼는다. 랑케가 세미나라는 방법론을 통해서 실증을 유달리 강조하고 나선 것은 19세기 초반 민족주의 운동의 일환이었다. 근대역사학은 이전 권력의 ‘거짓 전통’을 해부하기 위해서 이전 세대에 진실성을 의심 받지 않았던 사료들을 철저하게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사료비판은 연구자가 신뢰를 얻고자 하는 민족주의 운동 등의 집단들로부터 진실성을 인정받기 위해 활용하는 정당화 방법이 되었다. 이 강의에서는 랑케를 비롯하여 한국의 식민주의 역사학 청산작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실을 생산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집단들을 향해 연구의 진실성을 정당화해왔는지 소개한다. 

3강 일본군 ‘위안부’는 민중인가 : ‘언어학적 전환’의 아이러니한 등장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사회운동에서 힘을 얻은 ‘민중적 민족주의’의 강력한 자장 속에서 민중신학, 민중사 등이 시도되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소위 역사 3단체(망원한국사연구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는 ‘과학적, 실천적 역사학’이라는 이름으로 민중사를 주창하고 나섰다. 민중사는 사회구성체론의 영향을 받았지만 민중적 지향만을 강조했을 뿐 학문체계를 확립하지는 못한 채 현실 공산주의의 붕괴를 맞이했다. 한편 1991년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학순의 증언 이후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 힘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민중사학자들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연대하였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근대 역사학이 그간 강조했던 사료비판이라는 방법론에 대한 급진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강의에서는 민중사와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중심으로 삼아서 한국사 연구에서 ‘언어학적 전환’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전환이 역사연구에서 어떤 논의를 불러일으켰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4강 진실의 트라우마, 트라우마의 진실성 : 증언, 기억 그리고 역사적 진실

제 2차 세계대전은 특정 민족/성/인종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학살을 벌였다. 전쟁을 겪으면서 이성과 과학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 역시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국가기록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이 요구된 것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였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폭력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깊이 연결되어 있다. 다만 이들 증언은 생존자들의 기억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불명확하거나 청자와 시간에 따라서 가변적인 성격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증언의 특성과 진실성의 문제에 대해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트라우마 연구다. 이 강의에서는 증언과 기억의 진실성을 다루고 있는 트라우마 연구를 소개하고 이러한 연구들이 남긴 질문들에 대해 소개한다.

 5강 아우슈비츠 이후 각주쓰기는 야만인가 : 아도르노와 힐베르크 그리고 과학학

라울 힐베르크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실증연구로 권위를 얻은 역사학자다. 그런 그가 아도르노의 ‘아우슈비츠 이후의 서정시’ 테제를 인용하여 “아우슈비츠 이후에 각주는 야만이다”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각주는 근대 역사학에서 과학성을 보증해주는 필수적인 서술장치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강의에서는 힐베르크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하여 각주형식이 어떻게 해서 과학성을 보증하는 장치가 되었는지, 증언문제가 이러한 과학성에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또한 과학학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과학성에 대한 논의를 참조하여 역사적 진실의 생산에 대한 대안적인 접근을 소개한다.

 

  • 일시_ 6. 26(수) ~7. 24(수) 오후 7:30~9:30

  • 장소_ 해아서교(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30 해냄빌딩 3층)

  • 강사_ 백승덕(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 수강료_ 현장수강 6만원 / 음성수강 3만원(음성파일과 자료가 제공됩니다.)

  • 문의_ 010-9717-1130 김윤동 기획실장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