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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힘] 나사렛 연대기 시나리오(송기훈)

시선의 힘

by 제3시대 2019. 7. 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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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 연대기 시나리오

송기훈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최예수(29세)는 경영학과를 졸업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의 이름을 예수로 지을 만큼 독실한 기독교인인 엄마 황마리(57세)씨는 오늘도 아들의 취직보다는 아들이 신학을 공부하기를 남몰래 기원하며 일천번제 헌금봉투(742번째)에 아들의 이름을 쓴다. 한편 황마리와 결혼을 하기위해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다녔던 3대 크리스천 집안의 장남 최요셉(56세)씨는 장로선거에서 연거푸 떨어지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교회생활에 강력한 회의를 느끼는 중이다. 

 어머니의 서원기도와 더불어 기도하는 권사님에게 따로 받은 예언에 따르면 아들 최예수는 30세 때에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것이라 하였는데, 이제 1년 남짓 남은 시간동안 최예수는 과연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신학을 전공하는 길만이 최예수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일까? 하다하다 안되면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하긴 요즘 신학교 경쟁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니..

시즌 1. 요셉은 예수를 낳고 

ep1. 이집트로 도망치다 

요셉이 일어나서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가 (마2:14)

 빠듯한 전셋집 계약에 지친 최요셉과 황마리 부부, 한 친구로부터 부동산 갭투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비법을 전수받는 황마리, 남편을 설득하여 갭투자를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신청하려 한다. 하지만 바뀌는 부동산 정책과 IMF로 인한 수요 급감, 대출금리의 상승이 겹쳐 급하게 경기도 화성시로 내려간다. 때마침 틀어져있던 텔레비전에서는 바빌론 대출 광고가 한창이다. 

ep2. 수태고지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눅1:31)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떠버렸다. 계획에 없는 임신에 부부는 뭐라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돈을 빌리기 위해 언니인 엘리자베스 황을 찾아가는 황마리. 자신의 임신 소식을 전하자 고급 산후조리원 및 영아보험 케어, 영어 어린이집이 좋다며 소개해주는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열등감에 빠져버리는 황마리와, 아들 남요한을 식모에게 맡기고 편안하게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엘리자베스 황이 대조적으로 비추어진다. 

ep3. 헤롯의 영아 살해

그 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마2:16b)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요셉, 황마리 부부는 둘째를 임신하게 된다. 하지만 둘째를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아버지 최요셉에 의해 일방적으로 낙태를 하기로 결정된다. 황마리는 남편에게 어떠한 설득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낙태시술을 받게 된다. 병원에서 돌아온 황마리는 하나뿐인 아들 최예수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서원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ep4. 메리 크리스마스

사흘 뒤에야 그들은 성전에서 예수를 찾아냈는데... (눅2:46a)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 을지로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하는 최요셉, 황마리 부부. 붐비는 인파 속, 롯데백화점 3층에서 예수를 잃어버리는 황마리. 안내방송을 통해 겨우 예수를 찾아낸 황마리와 최요셉. 어린 예수는 점원을 찾아서 자신이 실종되었음을 알리고,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부탁할 만큼 영리해져 있었다. 하지만 아들을 홀로 키우다시피 고생하는 황마리는 사람이 붐비던 그 순간 잠시 예수를 포기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예수는 놀라서 울고있는 황마리를 달래며 “제가 다시 돌아올 줄 몰랐나요?” 라는 말을 하게 되고, 황마리는 그 말을 마음에 담아두게 된다. 

ep5. 예수의 사랑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고,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을 받았다. (눅2:52) 

대학생이 된 예수는, 같은 과 소속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ㅇㅇ시 막계동 성당을 다니고 있고, 세례명은 마리아다. 부모님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했지만, 황마리는 언짢은 표정을 보이고 만다. 여자친구가 개신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최예수는 “엄마의 반대”로 연애를 그만두게 되고, 학급에서는 “찌질남”으로 찍히게 된다. 예수의 사랑은 가능할까? 부모의 벽을 넘지 못하는 예수, 울면서 철야기도회에 나가 기도하기 시작한다. 기도하던 중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고, 예수의 진로는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진행되게 될까?

ep6. 광야에 나타난 예수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나는 날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눅1:80)

엄마의 뜻대로 겅영학과를 들어가 대학을 졸업하지만 현실은 광야와 다름없다. 노량진역 1번 출구에 내려서 학원을 찾으러 허둥지둥대는 예수가 등장한다. 신학을 하려고 다짐했던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예수는 주일예배만 출석하는 소위 “썬데이 크리스천”이다.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았던, 어머니가 서원기도를 했던 간에 당장의 먹고사니즘 앞에서 그 모든 뜻과 의미가 아무 소용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하며, 노량진 역 앞 한 매점에서 소떡소떡을 사먹는 예수, 사람이 떡으로만 살 수는 없다.  

ep7. 세례자 요한을 만남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마3:13)

노량진에는 유독 길게 줄을 서는 푸드트럭이 하나 있다. 엄요한씨가 운영하는 푸드트럭인데, 메뚜기 튀김과 벌꿀 아이스크림을 조합한 새로운 메뉴가 인기라고 한다. 늘 지나가면서 길게 늘어선 줄을 구경만 하던 최예수는 엄요한씨라는 사람이 궁금해지고, 드디어 푸드트럭 줄을 서게 되는데...

*필자소개

현재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일하고 있으며, 예수의 십자가를 우연히 졌던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자신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다.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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