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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공동심포지엄] 전쟁과 원죄와 교회: 20세기 전쟁잔학사에 비춰본 원죄와 교회에 대한 새로운 성찰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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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3시대 2014. 5.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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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 개요

20세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은 물론 많은 국지전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세기임을 입증했다. 그런데 전쟁은 국가라는 공적 집단의 행위요 그 배후에는 모든 집단주의의 가장 폭력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제국주의라는 악이 존재하고 있다. 전쟁은 우리에게 악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특히 원초적 죄악 또는 “원죄”의 문제를 재고하게 만든다.

원죄를 막연히 인류 시초로 부터 내려오는 악의 경향, 인간의 본성에 포함된 악의 경향, 또는 인간 개인의 악의 경향, 인간의 실존상황에 내포된 악의 경향으로 보는 것은 원죄의 형식적 보편성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은 동시에 원죄를 대단히 추상적으로 또 개인주의적으로 간주함으로서 원죄 내용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원죄의 형식적 보편성과 내용의 심각성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개인적 죄와 사회적 죄 모두의 원천이며 맥락으로서 원죄를 다시 개념할 수는 없을까?

여기서 원초적 죄악(original sin)으로서 원죄를 개인과 집단의 차별을 넘어서 인간의 상호의존적 실존 속에 내포된, 내적으로는 억압적이고 외적으로는 침략적인 집단주의적 경향으로 개념하고, 이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원초적 은총(original grace), 즉 인간의 상호의존적 실존을 포용적, 건설적, 사회적 유대로 전개시킬 수 있는 은총의 개념을 상정하면서, 이 두 개념의 삼위일체적 신학적 측면, 상호의존의 존재론적 측면, 그 발전과정의 역사적, 윤리적, 또 정치적 측면을 분석해 본다. 원죄는 개인적 차원의 개인적 죄도 아니고 특정 집단의 사회적 죄도 아니면서 이 두 가지 종류의 죄에 선행하는, 인간의 상호의존성에 내포되어 있는 원초적 죄의 경향이다. 개인적 죄와 사회적 죄는 모두 이 원초적 죄의 경향을 구체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두 개념을 교회론에 적용하여 교회 안에는 억압적이고 침략적인 집단주의적 경향은 없는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긍정적 유대의 구현으로서 하느님의 원초적 은총의 집단적 표현이 될 수 있을까? 교회 성원 개개인의 자기반성을 떠나 공동체로서 교회의 집단적 자기반성의 가능성은 없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본다.

본 강연의 근본취지는 전쟁의 잔학성에서 출발하여 추상적이고 무규정적이고 개인주의적일 수 있는 전통적 원죄개념을 보다 인간실존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고 거기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원초적 은총을 상정하면서 교회는 교회내의 원죄와 싸우면서 원초적 은총의 보다 구체적 표현으로 혁신돼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 발제자

민경석(Anselm K. Min)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클레어몬트 대학원 대학교 종교학과 석좌교수(Dean and Maguire Distinguished Professor)이다.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종교학 박사, 포담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2년부터 클레어몬트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헤겔과 아퀴나스, 해방 ․ 종교간 대화 ․ 다원주의 ․ 세계화의 문제, 현대 신학과 아시아 신학 등을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썼다. 현재는 세계화와 관련한 신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자문위원이기도 한 민경석 교수는 평신도 신학자로서 교회쇄신을 위한 연구와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20대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접하고, 197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면서도 미국 가톨릭교회와 교포 공동체의 일에 관여했다. 1987년부터 4년 간은 미주 한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으로서 매년 강습회를 열어 사회교리를 전파하는 데 힘썼고, 1992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교포 평신도 전국조직인 ‘미주한인가톨릭평신도연합’을 창설하고, 연간지 <만민의 빛 Lumen Gentium>을 출간한 바도 있다. 국내 저서로는 ≪한국교회 2000: 권위주의와 교회중심주의를 넘어서≫(분도출판사, 200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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