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나의 옛 남자친구에게(김난영)
나의 옛 남자친구에게 김난영(한백교회 교인) 잠시 아이들과 떨어져있을 틈이 생겨 우리는 영화를 함께 보러갔지. 《82년생 김지영》. 너는 아직 못 읽었다고 했지? 난 꺽꺽거릴 것이 분명해 휴지를 챙겨 무릎 위에 두고 앉았어. 예상대로 첫 장면부터 나의 눈물샘은 터졌고, 예상 밖으로 너의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어. 눈물을 닦으려는 너의 손이 내 무릎 위로 향했지.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손과 너의 손이 번갈아 바스락 소리를 내며 눈물을 훔쳤는데, 그 순간들이 묘하게 엇갈리더라. 맞아, 그랬어. 임신과 출산, 그리고 여전히 머물고 있는 육아의 터널 속에서도 우리는 그렇게 엇갈렸던 것 같아. 6년여 연애기간의 절반 이상을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우리의 마음은 두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수없..
시선의 힘
2019. 12. 18.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