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세이] 막 (오종희)
막 오종희(본 연구소 회원, 한백교회 교인) 그 곳이 공사 중임을, 그 곳에 분명한 소유주가 존재함을 알리는 가림막은 추상화된 도시 공간을 걷는 거리산책자를 더더욱 둔감하게 만든다. 2017년 질곡진 한국 현대사의 축도인 용산은 자본의 논리가 숨고르는 공간마다 중성의 흰 가림막을 세운다. 벤야민에게 도시 공간은 여러 시대의 시간 층이 얽혀 있는 곳이듯이 용산에 거주하는 내게도 그 곳은 개인의 감각과 집단의 역사가 중성화를 거부하고 흰 '막' 위에 쓰여지는 곳이다. 그리하여 무언가가 완공되면 이내 사라질 막 위에, 그 임의의 면적에 기억과 시간을 소환한다. ⓒ 웹진
사진에세이
2017. 3. 1.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