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늙음을 사랑할 수 없는 세계(유하림)
늙음을 사랑할 수 없는 세계 유하림* 올해로 스물네살이 되었다. 그런데 친할머니는 아직도 내가 어렸을 적의 얘기를 한다. 집에 혼자 있는 게 무서워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던 모양인데, 할머니는 자주 그 날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 날을 생각하면서 나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이 얘기를 열 번쯤 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나 이제 겁 없어. 아마 우리 집에서 내가 제일 겁이 없을 거야. 우리 가족 중에 아무도 혼자 살아본 사람이 없잖아. 나는 혼자 살면서 밥도 해먹고 청소도 잘 하고 공부도 해. 이제 스물네살이야. 나도 나이 많이 먹은 것 같지 않아? 했더니 할머니는 그러네 그러네 두번 말했다. 우리는 손님이 우리뿐인 프랜차이즈 찜닭 집에서 순살찜닭을 시켜놓고 마주 앉아있었다. 친구들과..
시선의 힘
2019. 2. 21.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