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눈 : 등대로] 이파리로 충분하다(박만희)
이파리로 충분하다 (등대로 / 버지니아 울프 / 민음사 / 1927) 박만희(함께. 걷는. 교회) 보다 작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큰 이야기들에 치이고 밀려나 하찮게 취급당하던 이파리 같은 이야기들이 이제는 듣고 싶다. 국가가 은폐해 온 비밀, 고위층 인사가 저지른 비리, 늘 외면당하면서도 곧잘 이용당하는 정의 등 여전히 잘 팔리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들 뒤로 밀려나 회색처리 되어 빛깔을 잃어버린 작은 이야기들 말이다. 때로 큰 이야기들은 자신만이 전부인 듯 군다. 전 우주의 행복이 자신들에게만 달려있기라도 한 것 마냥 자신만만하다. 그들은 뻣뻣하게 고개를 세우고 폭군이 되어 작은 이야기들을 가둔다.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듯이 작은 이야기들을 은폐한다. 누가 그들을 폭군으로 만들었는가. 말하고 쓴..
비평의 눈
2018. 9. 6.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