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퀴어] 몸과 수치심(유하림)
몸과 수치심 유하림* 나는 아직도 마르고 아름다운 몸을 가진 여성을 보면 ‘감탄’한다. 그 감탄은 ‘부러움’을 수반할 때도 있고,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다. 페미니즘 공부를 꽤 한 것 같은데도 그렇다. 조금 더 날씬하고 예쁜 몸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그 마음은 때론 간절하지만 페미니스트로서 하면 안 되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머리 속에서 지워버린다. 불과 몇 달 전에야 나는 내가 알몸을 하고 거울을 똑바로 쳐다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를 집어 넣지 않고, 어깨를 활짝 피거나 움츠려 트리지 않고, 거울 속에 서있는 내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고 거울을 본 적이 없다. 거울을 제대로 보는 순간 내가 어떤 몸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될 것 같았고, 정말 그랬다. 거울 속의 ..
페미&퀴어
2019. 7. 19.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