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세이] 효창공원앞역 (백정기)
효창공원앞역 중학교 때 가족을 떠나 서울에서 유학(?)을 했다. 당시 그리움으로 가족들과 살던 집을 일기장에 그렸다. 당시 가족들이 사는 집은 그림과 달리 3층 양옥집이었다. 놀랍게도, 그림 속 집은 새 집을 짓기 위해서 헐어버린 옛 단층집이었다. 어린 마음에 ‘우리 집’은 새로 지은 집이 아니라 추억이 많이 쌓인 옛 집이었던 것이다. 2013년 까지만 해도 효창공원앞역 2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2~3층짜리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철거가 한창 진행 중인 을씨년스러운 풍경이다. 3번 출구는 보도블록과 인공 석으로 새 공원을 조성 중이다. 오래된 도시는 기억이 쌓여있는 곳인데, 때가 타지 않은 인공 석과 보도블록에 누구의 기억도 남아 있을 리 없다. 기억의 장소는 없어지면 다시 되돌릴..
사진에세이
2017. 3. 28. 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