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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신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도홍찬)

사진에세이

by 제3시대 2016. 11. 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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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근대의 문턱에서 스피노자는 중세의 미몽과 대결한다. 중세의 신은 인간의 무지와 나약함의 대체물이다. 신은 전지전능하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 인간은 필멸의 두려움으로 신을 찾는다. 종교는 기복과 불멸의 희망을 선포하는 장치이다. 신이 절대 인격자가 되고, 종교가 구원의 방주가 될수록 인간은 비참해진다. 인간은 스스로 원인(自由)이 되지 못하고 예속된 삶을 살 뿐이다. 스피노자는 인격신을 거세하여 신에게 자연이라는 제 이름을 돌려주었다.

 

 

탈근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중세의 미망에서 해방되었는가. 어떤 사람은 신을 내동댕이쳤고, 누구는 더욱 집착한다. 또 다른 이들은 새로운 신을 발명한다. 세속화된 종교적 의례는 일상이 되었고, 위안의 담론은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오히려 인간의 비참은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렌즈를 통해서 묻고 싶었다. 부유하는 인간들이여, 그대들은 무엇을 꿈꾸고, 기다리고, 노동하며 살아가는가. 그대들의 신은 어디 있는가? 
 

 


 

 

 


 

 

 

도홍찬 作 (본 연구소 회원, 한백교회 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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