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스팸(spam) 사회' (김신식)
'스팸(spam) 사회' 김신식 (《당대비평》간사) 우리는 ‘언어-에너지’의 과다 분비를 통해 많은 상처를 안고 산다. 나는 이러한 상처의 누적이 만연한 오늘날의 사회를 ‘스팸(spam) 사회’로 명명하려 한다. 하루에 2~30개씩 쌓이는 스팸 메일. 우리는 이 메일의 운명을 안다. 예견된 폐기의 운명 말이다. 2~3초의 순간에 폐기의 미래를 빗겨나기 위해 애쓰는 ‘스팸’ 생산자들의 ‘친절’ 전략은 고도화되어 가지만, 그럴수록 가깝게 다가오는 남모를 깊은 고독과 지속되는 실망감. 그것은 곧 시각의 피로감을 유발한다. 우리는 이런 피로감을 일찌감치 예방하기 위해, ‘외면’이라는 전략을 선택한다. 길거리에서 불과 몇 십 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내 손에 쥐어지는 전단지들. 그 전단지를 개인의 손에 쥐어주어야 자..
시평
2009. 12. 3. 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