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마음의 우묵함에 관하여 (유경종)
마음의 우묵함에 관하여 유경종 (본 연구소 회원) 어릴적에 시골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 가면 또래가 비슷한 사촌형제들이 우리 형제를 반겨주었다. 우리들의 놀이터는 마을 뒤편의 돌산이었다.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돌을 캐 간 흔적들이 널려 있는 돌산은 조금은 위험했지만 재밋거리가 가득한 산 속 본부였다. 돌산 한 구석에는 작은 돌샘이 있었다. 바위가 깨진 틈새로 촉촉한 습기가 배어들고, 그 물기가 바위 아래의 우묵한 자리에 고여 들어 만들어진, 작은 돌절구만한 샘이었다. 물은 맑고 깨끗했다.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이들 몇몇이 놀다가 마른 목을 축이기에는 그만이었다. 돌샘가 비밀장소에 숨겨놓은 작은 쪽박으로 서너 바가지 떠서 돌려 마시면 물은 금새 바닥을 드러냈다. 물이 다시 고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시선의 힘
2015. 9. 14.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