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상품, 돈이 넘나드는...
경계, 그곳은 ‘흐르는 공간’이다.
‘사잇섬’(간도, 間島)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연변 일대는 지금,
‘개혁․개방’, ‘지구화’... 이름이야 어찌됐든,
사회․경제적 변화를 극렬하게 겪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변화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끝을 알 수 없는 어떤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듯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동북지역 개발 계획이 추진되면서 (조선족은 유출되는 반면) 한족 유입이 많아져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위상, 나아가 자치주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언어, 기억, 공간...
‘조선족’의 정체성/경계를 담보하던 것들이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게
불안의 근원이었다.
그들의 불안과 기억은
그리고 연변이라는 공간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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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 기행>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고작 5박6일의 경험으로 무언가를 아는 척하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또 없을 것이다.
이 기획은 우리가 그간 잘 몰랐던
연변의 어떤 ‘본질’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구화’와 ‘조선족 정체성 위기’라는 두 항 사이에서
‘오늘, 여기’에 사는 나의 삶의 의미를 포착하려는
일종의 스케치 작업이다.
때문에 이 시리즈는 여행 중 얻은 인상들을
다시 끄집어내 반추하고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끌어 모아
그 의미를 되묻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족’이라는 기억을 구성하는
계기들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본격적인 작업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연변에서의 6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는 ‘중국 연변 기행’에
다소 재미가 없더라도 함께해 주시길... ^^;
[다음호 제목...]
‘연변 처녀’에 대한 기억과 ‘북간도’라는 상상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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