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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정보] 망할 세상 흥할 하나님 나라 : 다니엘서 2장과 7장 비교분석(김진양)

신학비평

by 제3시대 2016. 11.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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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세상 흥할 하나님 나라: 다니엘서 2장과 7장 비교분석





김진양

(Ph.D. The Lutheran School of Theology at Chicago (the Old Testament))




 복음서가 서술하는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예수 사역의 중심주제는 하나님 나라다.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 것은 예수운동이 반제국주의 메시지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의 반제국주의적인 하나님 나라는 구약성서의 다니엘서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각주:1] 다니엘서 2장과 7장의 비교 분석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면서 반제국주의를 주장하였던 다니엘서 저자의 신학적 기조를 밝혀보려고 한다.


  1. 다니엘서는 세상 제국의 지배체제와 구조를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다니엘서는 두 언어로 (히브리어: 다니엘서 1장, 8-12장; 아람어: 다니엘서 2-7장) 기록된 사실 자체도 이미 다니엘서의 저자가[각주:2] 세상제국의 지배아래 살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각주:3] 다니엘서 2-6장 설화는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유대인의 상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다니엘서 1장은 제국의 음식을 먹고 제국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식민지 유대인의 상황, 다니엘서 2장과 4장은 주류인 제국 관리와 바벨론 점성가들 사이에서 차별받는 유대인 소수인종의 삶, 다니엘서 3장과 6장은 금 신상 또는 황제숭배를 강요당하는 유대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니엘서 5장은 제국의 웅장한 축제를 소개하면서 제국의 위협을 과시한다.


  다니엘서를 연구하는 성서학자들은 제국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보이는 다니엘서 7-12장의 묵시적 비전과는 달리 다니엘서 1-6장은 제국에 충성하거나 또는 제국에 순응하는 유대인의 삶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였다.[각주:4] 그러나 최근 성서학자들은 다니엘서 1-6장의 설화와 7-12장의 묵시적 비전 모두 제국의 억압적 지배에 대한 저항적 메시지가 있다고 주장한다.[각주:5]


  다니엘서의 하나님 나라 이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람어로 기록된 다니엘서 2장의 설화와 다니엘서 7장의 묵시적 비전이다. 다니엘서 2-7장은 각각 주전 6세기의 바벨론 제국, 5세기의 페르시아 제국, 2세기의 헬라 제국이 그 역사적 배경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다니엘서 2장과 7장은 역사상 연속적으로 발생한 네 제국을 독특한 문학적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각주:6] 아래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다니엘서 2장은 네 개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신상으로 그리고 다니엘서 7장은 네 개의 짐승으로 제국을 각각 묘사하고 있다.



  다니엘서 저자는 왜 네 개의 금속으로 된 거대한 신상과 네 짐승으로 제국을 표현했을까? 그 이유는 다니엘서 저자가 보는 제국의 운명과 관련이 있다. 즉, 다니엘서 저자가 경험한 역사상 모든 제국은 모두가 멸망했다는 사실이다. 제국이 강력한 힘과 영광으로 영원할 것 같지만 실은 언젠가는 멸망 할 수밖에 없는 금속 조각 같은 것이며, 포악한 짐승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위협하지만 결국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이다. 다니엘서 저자가 묘사하는 제국의 이미지인 네 금속과 네 짐승을 자세히 살펴보자.


    다니엘서 2장은 바벨론 제국의 황제 느부갓네살이 꿈에서 본 거대한 신상을 통해 제국의 모습을 서술한다. 이 거대한 신상은 크고 그 빛이 아주 찬란하며 그 모습이 무시무시하다 (다니엘 2:31). 머리는 순금, 가슴과 팔은 은, 배와 넓적다리는 청동, 무릎 아래는 놋쇠, 발의 일부는 진흙이다 (다니엘 2:32-33). 다니엘서 저자는 이 거대한 신상이 결국 부서져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될 운명이라고 기록한다.


그 때에 쇠와 진흙과 청동과 은과 금이 산산 조각나 여름 타작마당의 겨와 같이 바람에 날려 흔적도 없이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다니엘 2:35).


 다니엘은 느부갓네살이 꾼 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바벨론 제국의 황제 느부갓네살은 이 거대한 신상의 머리로서 세상의 모든 사람과 짐승을 통치하는 권력자고 그 이후 느부갓네살보다 못한 나라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뒤에 놋쇠로 된 셋째 나라가 온 땅을 다스릴 것이라고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넷째 나라는 놋쇠처럼 강할 것이라는 것이 다니엘의 꿈 해석이다.  

 다니엘서 7장은 제국을 짐승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니엘서 7장은 천사가 다니엘에게 환상을 설명한다. 다니엘은 바다에서 모양이 서로 다른 큰 짐승 네 마리가 올라오는 것을 본다. 첫째 짐승은 사자같이 보이나 독수리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고 서술한다. 이 첫째 짐승이 바로 바벨론 제국이다. 둘째 짐승은 곰처럼 생겼는데 갈빗대 세 개를 물고 있었다고 서술한다. 이 둘째 짐승은 메디아 제국이다. 셋째 짐승은 표범처럼 생겼으나 등에 새 날개가 네 개나 있었고, 머리도 네 개나 달려 있었으며 아주 권위가 있어 보인다고 한다. 넷째 짐승은 사납고 무섭게 생겼으며 힘이 아주 세다. 쇠로 된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으로 먹이를 잡아먹고, 으스러뜨리며, 먹고 남은 것은 발로 짓밟아 버렸다. 이 짐승은 앞에서 말한 짐승들과는 달리 열 개나 되는 뿔을 달고 있다.


 네 짐승 중 마지막 네 번째 짐승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앞의 세 짐승들과 구별된다. 첫째, 이 짐승은 매우 사나워 나머지 짐승들을 발로 짓밟아 버리고 놋쇠 이빨과 놋쇠 발톱이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다니엘서 2장의 느부갓네살이 꿈에서 본 이전의 모든 제국을 다 부셔버린 네 번째 제국의 모습과 동일하다 (다니엘 2:40). 둘째, 이 짐승은 머리에 열 개의 뿔이 달려 있다. 성서에서 뿔은 힘을 상징하며 다니엘서 7장의 네 번째 짐승의 뿔은 폭력적인 제국의 힘을 상징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네 번째 짐승의 머리에 열 개의 뿔에 눈이 달려 있고, 그 뿔들에는 교만하게 떠드는 입이 있으며 그 모습은 다른 뿔들보다 더욱 강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다니엘 7:20). 이 괴상한 모습의 정체는 바로 주전 2세기 유대인을 박해했던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를 가리킨다. 다니엘서 7장 23-25절은 넷째 짐승의 억압적 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넷째 짐승은 땅위의 일어날 넷째 나라로서 다른 모든 나라와 다르고, 온 땅을 삼키며 짓밟고 으스러뜨릴 것이다. 그 열 뿔은 이 나라에서 일어날 열 왕이다. 그 뒤에 또 다른 왕이 일어날 것인데, 그 왕은 먼저 있던 왕들과 다르고, 또 전에 있던 세 왕을 굴복시킬 것이다. 그가 가장 높으신 분께 대항하여 말하며, 가장 높으신 분의 성도들을 괴롭히며, 정해진 때와 법을 바꾸려고 할 것이다. 성도들은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까지 그의 권세 아래에 놓일 것이다.


 마카비서는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의 유대인 박해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마카비전서 1:44-50). 그는 성전에서 제물을 바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유대인들의 안식일과 종교적인 절기를 더럽혔고, 유대인 성전 재단에 우상을 세우고, 할례를 금지하여 유대인의 정해진 때와 법을 바꾸려 하였다. 주전 169년에 안티오코스는 유대인들에게 제국의 바알 샤먼을 (Baal Shamen) 섬기기를 강요하고 그 신이 오직 자신을 통해서만 드러난다고 주장하였다. 다니엘서 3장의 설화는 느부갓네살왕이 금 신상을 만들고 그것에게 경배하기를 강요하지만 다니엘의 세 친구는 결코 느부갓네살의 금 신상을 예배하지 않는다. 느부갓네살과 바벨론 사람들이 그들을 불타는 용광로에 집어넣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구원을 받는다. 안티오코스의 신 바알 샤먼을 예배하기를 강요당하는 주전 2세기의 독자들에게 다니엘 3장은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음에 틀림없다.


 제국을 짐승으로 묘사하는 다니엘서 7장은 요한계시록 저자의 역사적 상황에서 재인용되었다. 요한은 뿔이 열이고 머리가 일곱인 한 짐승이 바다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 (요한계시록 13:1). 이 짐승은 로마제국을 상징하며 열 뿔은 로마제국의 황제들을 상징한다.


 다니엘서 2장에 의하면, 그 거대한 신상은 난데없이 날아온 “작은 돌”[각주:7] 하나에 의해 부서지고 후에 큰 산이 되어 온 땅에 가득 찬다고 한다 (다니엘 2:34-35). 다니엘서 7장에 의하면, 하늘의 하나님이 짐승으로부터 나라와 권세를 빼앗아 “사람의 아들”에게 영원한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었다고 한다 (다니엘 7:12-14). 즉, 다니엘서 2장과 7장은 하나님의 통치 혹은 하나님 나라를 각각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로 묘사하고 있다.


 다니엘서 저자가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로 비유하는 하나님 나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상의 제국을 무너뜨리고 하늘의 하나님이 세우실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다는 것이다.


 이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작은 돌], 그 나라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백성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가 도리어 다른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입니다 (표준새번역, 다니엘 2:44). 


 옛적부터 계신분이 그에게 [사람의 아들]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셔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모든 백성들이 그를 섬기게 하셨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여서 옮겨가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표준새번역, 다니엘 7:14).


 아래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세상제국과 하나님 나라는 여러 측면에서 대조된다. 첫째, 짐승이 제국을 상징하는 반면 사람의 아들은 하나님 나라를 상징한다. 둘째, 짐승은 바다에서 올라오지만 사람의 아들은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온다. 셋째, 짐승의 나라는 일시적이지만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다.



 여기서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하나님의 통치가 메시야라는 한 개인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유대민족의 회복을 통하여 이루어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J. A. Montgomery: 185-92). 폴 리꾀르는 앙드레 라콕의 책 『다니엘과 그 시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글이 비밀스러운 것이라고 할 때 그러한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 글이 쓰인 삶의 자리를 재 구성한다는 것이다” (앙드레 라콕: 22). 즉, 다니엘서 저자의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은 주전 2세기 셀류커스 제국의 황제 안티오코스의 박해 아래서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였던 묵시적 비전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를 상징하는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은 초대 기독교인과 유대교의 하나님 나라 이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전 1세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자신의 책 『유대 고대사』에서 다니엘 2:44의 하나님 나라를 상징하는 이 “작은 돌”에 대한 해석을 기피했다 (Antiquities of the Jews 10:210).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요세푸스는 로마가 하나님 나라에 의해 멸망될 것이라는 해석하여 로마인들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G. Pfandl: 250). 초대 기독교인들은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을 자신들의 교회와 그리스도 이해에 각각 적용하였다. 예를 들면, 공관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를 다니엘 2장의 “작은 돌”에 비유한다 (마가복음 12:10; 마태복음 21:42; 누가복음 20:17). 특히 다니엘서 2장의 제국들이 작은 돌에 의해 파괴되듯이 누가복음 저자는 로마제국의 통치를 대변하는 율법학자와 대제사장들에 의해 예수가 수난을 받지만 결국 불의의 세력에 대항하여 승리한다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이야기 한다: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하고 기록된 말은 무슨 뜻이냐? 누구든지 그 돌 위에 떨어지면, 그는 부스러질 것이요, 그 돌이 어느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 것이다 (표준새번역, 누가복음 20:18-19).[각주:8]


 마가복음 저자도 예수가 대제사장에게 수난 받는 장면에서 “사람의 아들”이 하늘의 하나님 오른편에 앉을 것이고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올 것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부활과 다니엘서 7장의 “사람의 아들”을 연결시킨 부분을 기록하고 있다 (마가복음 14:61). 교회 교부들도 다니엘서 2장의 “작은 돌”을 예수의 성육신에 비유하고 다니엘 7장의 “사람의 아들”을 예수의 부활에 비유하였다. 예를 들면, 이레니우스는 세상 제국의 불의한 힘을 무찌르고 부활하신 예수가 바로 다니엘서가 예언한 “작은 돌”이라고 하였다 (Against Heresies 5.26.1).


 다니엘서의 하나님 나라를 논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니엘서 2장, 4장, 6장에서 느부갓네살과 다리우스에 의해 고백된 신을 찬양하는 영광의 성가다 (Doxology). 이 찬양의 성가는 제국 황제의 힘과 그들의 영광을 부인하고 오직 하늘의 하나님의 권세와 나라만이 영원하다고 고백한다. 다니엘서 2장은 바벨론의 술객과 마술사들이 느부갓네살의 꿈을 해석하지 못하지만 다니엘이 그 꿈의 의미를 해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의 꿈을 해석한 이후 느부갓네살 제국의 영광은 궁극적으로 하늘에서 부여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왕이여! 당신은 만왕의 왕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라와 권세와 능력과 영광을 당신에게 주셨습니다” (다니엘 2:37). 결국 다니엘 2장 설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느부갓네살은 하늘의 하나님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고백한다:


너의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신 가운데 으뜸가는 신이시오, 

세상의 모든 황제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왕이시라! 

오직 그대만이 이 비밀을 드러낼 수 있었으니, 

과연 그대의 하나님은 비밀을 드러내시는 분이시로다! (다니엘 2:47)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이방 제국 황제의 입술에 의해 하나님 나라가 가장 으뜸가는 나라라는 고백이 나왔다는 것이다. 느부갓네살의 신을 찬양하는 노래는 다니엘 4장에서 그리고 다리우스의 찬양은 6장에서 각각 예전적 형태의 고백으로 이어진다.[각주:9]


크도다, 이 이적이여! 

능하도다, 이 기사여! 

그 나라 영원하고 그 통치 대대에 이를 것이다! (다니엘 4:3) 


나 느부갓네살은 하늘을 우르르 보고서 

정신을 되찾았고, 가장 높으신 분을 찬송하고, 

영원하신 분을 찬양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의 통치 영원하고 그의 나라 대대로 이어진다! (다니엘 4:34) 


내가 이 법령을 공포한다. 

내 나라에서 나의 통치를 받는 모든 백성들은 반드시 다니엘이 

섬기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여야 한다. 

살아계신 하나님이 영원히 다스리신다. 

그 나라는 멸망하지 않으며 그의 권세는 무궁하다 (다니엘 6:26)


 이처럼 다니엘서 2-6장의 설화는 이방제국의 황제의 입을 통해 제국 낸다는 하늘의 심판의 메시지를 기록하고 있다. 다니엘서 5장은 벨사살 왕이 베푼 거대한 궁정잔치 중 갑자기 사람의 손이 벽 위에다 글을 쓰는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다니엘은 기록된 글자를 “메네, 메네, 데켈과 바르신” (מנא, תקל, פרס) 이라고 판독한다. 이 아람어의 뜻은 하나님이 벨사살 제국의 무게를 달아보니 그 무게가 모자라 그의 제국을 메대와 페르시아로 나눈다는 심판의 메시지다. 다니엘서 6장은 불의한 제국의 법에 저항하여 사자 굴에 던져졌던 다니엘이 구원받는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다니엘서 설화와 묵시적 비전은 반제국주의 메시지를 하나님 나라를 상징하는 “작은 돌”과 “사람의 아들”로 보여주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제국의 황제들이 자신들의 입으로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고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니엘서 2-6장의 설화는 제국의 힘과 억압적 정책을 “풍자적”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저항적 묵시록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다니엘서 설화의 이러한 풍자적 성격은 다니엘서 7-12장의 묵시적 비전과도 같은 맥락에 있다.


 앞에서 영원한 하나님의 통치의 개념을 다니엘서를 통해서 살펴보았듯이, 예수의 하나님 나라 개념 역시 영원한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한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마태복음 6:13). 다니엘서 저자가 살았단 주전 2세기의 유대인들이 셀류커스 헬라제국의 핍박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기대했던 것처럼 예수 역시 의를 위해서 핍박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고 하였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선포하였다 (마태복음 5:10).


* 필자소개

    현재 미 연합감리교회 북 일리노이 연회에서 목회, 시카고 루터란 신학대학에서 구약학 전공(Ph.D.), 시카고 루터란 신학대학 외래교수,  Wartburg College에서 강의


ⓒ 웹진 <제3시대>

  1. 안병무는 예수시대를 지배하던 묵시문학의 선구를 다니엘서로 보는데, 예수 사역의 역사적 상황을 셀류커스 제국과 같은 헬라제국의 박해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안병무는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묵시문학을 민중의 글이라고 주장한다. 자세한 내용은 안병무의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마가복음에서 본 역사의 주체" 『민중과 한국신학』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2). [본문으로]
  2. 다수의 성서학자들은 다니엘서 최종 편집자는 주전 2세기의 셀류커스 헬라제국의 지배아래 살았단 것으로 추정한다. 그 이유는 다니엘서 7-12장의 묵시적 비전에서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의 유대인 박해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John J. Collins, Daniel, Hermeneia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3). [본문으로]
  3. Stephen Breck Reid는 (“Daniel, Book of," Eerdmans Dictionary of the Bible, ed. David N. Freedman [Grad Rapids; Mich.: W. B. Eerdmans, 2003], p. 3) 다니엘서가 두 가지 언어로 기록된 것은 식민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의 언어와 식민지배를 하는 지배자의 언어가 동시에 공존하는 삶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본문으로]
  4. W. Lee Humphreys는 자신의 논문에서(A Life-Style for Diaspora: A Study of the Tales of Esther and Daniel," JBL [1973]: 211-23.) 다니엘서 1-6장의 설화는 본질적으로 제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본문으로]
  5. Daniel Smith-Christopher는 다니엘서 1-6장은 제국의 힘보다 더 위대한 하늘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는 점에서 다니엘서는 결코 제국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Daniel Smith-Christopher, “The Book of Daniel,” New Interpreter's Bible, Vol. VII (Nashville: Abingdon Press, 1994). [본문으로]
  6. A. Lenglet는 자신의 논문 “La Structure littéraire de Daniel 2-7,” Bib 53 (1972): 169-90, 에서 다니엘서 2-7장이 문학적인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다니엘서 2장과 7장은 각각 네 제국이라는 도식을 서술하고 있다. 다니엘서 3장과 6장은 각각 불타는 용광로에서 구원받은 다니엘의 세 친구와 사자의 굴에서 구원받은 다니엘을 서술하고 있다. 다니엘서 4장과 5장은 하나님에 의해 심판받는 이왕제국의 운명을 서술하고 있다. [본문으로]
  7. 아람어 원문에는 단순히 “돌” (אבן) 이다. 그러나 본 글에서 필자는 하나님 나라가 네 금속의 강력한 힘에 비해 보잘 것 없는 돌덩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작은 돌”로 표현한다. [본문으로]
  8. 공관복음의 “작은 돌”로서의 예수 이미지에 대해서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E. F. Siegman, The Stone Hewen from the Mountain (Daniel 2), CBQ 18 (1956): 364-79. “작은 돌”이 하나님 나라로 해석된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을 참조하라: Gerhard Pfandl, "Interpretations of the Kingdom of God in Daniel 2:44," Andrews University Seminary Studies, Vol. 34/2: 249-68. [본문으로]
  9. Daniel Smith-Christopher는 (“The Book of Daniel,” p. 51) 다니엘 2:21-23의 다니엘의 기도와 함께 느부갓네살의 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이방제국의 세력에 저항을 촉구하는 정치적 찬양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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