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눈] 함석헌과 양심의 소리(서보명)
함석헌과 양심의 소리 서보명(시카고 신학대학원 교수) 내 목소리는 나에게 언제나 어색하게 들린다. 듣는 것은 밖의 소리를 듣기 위함이고, 내 목소리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함석헌은 우리의 소리가 남을 위한 소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소리가 되기 위해선 내 소리를 내가 듣지 못해야 한다. 그에게 인간은 소리를 듣고 소리를 하는 존재였다. 소리는 말 이전, 생명의 현상이었다. 생명은 소리를 남기고, 그 소리는 어떤 생각이나 개념이 담아내지 못하는 우선적인 것이다. 함석헌은 소리가 생명의 외침에서 시작했다고 믿었고, 그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가 내는 소리는 남을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살아 있지 않은 것들의 소리를 대신할 사명까지 감당해야 한다고 믿었다..
비평의 눈
2018. 9. 6.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