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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예수가 사랑한 남자]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정혜윤)

특집

by 제3시대 2011. 6. 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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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사랑한 남자> 출판기념회(2011.6.7) 서평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정혜윤
(CBS 라디오 프로듀서)


저는 학자나 목회자가 아니라 정말로 소박한, 무지한
신앙인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세례교인이지만 또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평소에 이렇게 입에 달고 다닙니다

난 탕자다. 난 집을 떠난 탕자다

정말이지 요즘 한국 교회를 보면 탕자가 가출하고 싶어했던 이유를
열배는 더 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집을 나가고 싶습니다.

한국 교회는 꽤 성공한 졸부 
부모처럼 굴고 있습니다
그들 말에 따르면
하느님은 하나에서 열까지
지상에 마치 사소한 일에 시시콜콜 간섭이나 하려고 오신 듯합니다

요즘 교회는 남의 성생활에는 관심이 있으면서
교회가 이권 나눠 먹기의 장소가 되고
중산층들만의 배타적인 지리멸렬한 사교 장소가 되는데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큰 건물 짓는데 혈안이 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만을 은총으로 여깁니다

대형 교회들의 타락상은 환멸감을 안겨줍니다.

한국에서 하나님은 이미 혜택 받은 자만을 특별히 사랑하는 분 같습니다
그리고 그 혜택받은 자들이 더할 나위 없이 오만하고 기만적으로
남한테 진부한 훈계를 늘어놓는 것을 기꺼이 봐주시는 분 같습니다.
저 역시 그것 때문에 몹시 슬픕니다.


저는 기독교인들이 목회자들이
삶은 엉망진창으로 꾸려나가면서
구원과 믿음과 사랑을
말하는데 저는 정말로 넌더리가 납니다

예수의 놀라운 약속
하층민들에게 주었던 놀라운 약속이
어떻게
부유층들의 전유물들이 되어갔는지
저는
예수님이 이 꼴을 보면 뭐라고 하실까요?라고 생각해봅니다.


저는 이제라도 한국 교회가
키에르케고르식으로 말하면
기독교 세계로부터 기독교를 구하는데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파스칼이 팡세에서 스스로의 비참함을 알지 못하고 신을 아는 사람들은
신이 아니라 자기를 찬양해 왔을 뿐이다.
고했는데 그게 바로 한국의 교인들입니다.


이제 책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제 절망감이 컸기 때문인지
저는 예수가 한 개인으로서 누구를 사랑했는지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수가 누구를 사랑하는가? 적어도 그 성별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수가 동성애적 사랑을 했으니 동성애는 괜찮은가봐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하고
솔직히 예수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런 절대적 권위를 부여할 마음도 없었습니다

예수가 사랑한 남자란 제목을 봤을 때도
예수가 사랑한 인류 정도로 제목을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에로스와 아가페란 단어에 대해 제가 처음 들은 곳이
바로 교회였습니다.
 
이 책 108페이지에 보면 이러한 구분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은
제자들에 대한 예수의 사랑이 아가페로 표현되었다는 사실로부터
특정한 우정 또는 성애적 애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출할 것이다
고 했는데
그게 바로 저입니다


오늘날 다수의 사람들은 동성애적 욕망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사랑이 보다 정신적인 형태로 승화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즉 성관계를 맺지 말아야한다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로 말해질수 있는 사람이 친밀한 의미에서
특정하게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이로 판명되는 것의 부적합함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이 열두제자중 혹은 열두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누구를 사랑했느냐 추적하는 것에 관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수의 성생활에 밝히는 책도 아니고요.
저는 다른 것들을 기쁨속에서 봤습니다.

-하나님은 종교적 규칙들보다 인간적 행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신다. 126페이지

-십자가에 달린 자가 메시아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공동체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127페이지

-노예적인 수용과 복종의 태도가 아니라
관습적인 도덕과 생활양식에 대한 훨씬 집요하고 끈질긴 전복이란 것이다

-그는 단적으로 거룩한 사람 예언자 메시아에 관한
어떤 기대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벤덤이 말했듯이
인간의 행복과 중요한 진실에 대한 존중
애 관한 글이라고 읽었습니다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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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07 21:33
    참으로 감사한 글입니다.
    돌아봐야지요.
    반성해야지요.
    더 없이 더 없이 더 우리가 아닙을 고백해야지요.
    나는 아무것도 아님을...
    내가 하는 즉시 바로 헛짓꺼리를 하닌까요.
    그저 그분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