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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마당] 나를 하느님께 드리는 기쁨으로 (나상윤)

목회마당

by 제3시대 2009. 4. 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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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2(일) 한백교회 '물질을 드리는 기도'

나를 하느님께 드리는 기쁨으로...

나상윤
(본 연구소 회원)

「에스더기」에 나오는 에스더 왕후는 죽을 각오를 하고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재난 당할 위기에 처한 유다 민족을 구합니다. 왕은 에스더에게 연거푸 이렇게 묻습니다. “에스더 왕후, 당신의 간청이 무엇이오? 내가 다 들어주겠소. 당신의 소청이 무엇이오? 나라의 절반이라도 떼어 주겠소.” 왕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민족의 평안을 도모하길 바라는 유다 민족의 염원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한 치도 불안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애처롭게 여기면서, 유다 민족은 이 이야기를 읽어왔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에스더의 처지를 생각하며 에스더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에스더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의 미모는 왕의 인정을 받는 한에서만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상상하기에 그의 미모는 왕과 왕에게 잘 보이려는 유다 민족의 욕망에 의해 꾸며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악기 연습을 하는 것은 고행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이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악을 하기보다는, 소리 자체와 사랑에 빠지고 싶습니다. 그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주를 추구하기보다는, 소리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며 그 소리와 한몸 되는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무언가를 드리기보다는, 드리는 행위와 나 자신이 일체가 되어, 나를 하느님께 드리는 기쁨으로 살길 원합니다.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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