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힘] 일년 살이(김난영)
일년 살이 김난영(한백교회 교인) 단풍 없는 첫 가을을 맞이하고서야 비로소 남국 제주에 왔음이 실감난다. 활활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단풍 대신 여름내 폭염에 숨죽였던 형형색색의 꽃들이 가을의 문을 연다. 12월이 되도 날이 좀처럼 추워지지 않는다. 쨍한 여름은 오히려 육지와 다를 바 없었는데, 가을도 겨울도 아닌 그 어디쯤에 몇 달째 머물러 있는 듯 묘한 느낌이 아주 색다르다. 지난 봄의 제주는 ‘육아섬’이었다. 아이의 초등입학과 남편의 회사 이전 일정이 맞지 않아 한동안 남편 없이, 평생 비빌 언덕인 친정엄마 없이, 끈끈한 전우애를 불태웠던 육아동지들 없이 홀로 아이들과 지내야, 아니 버텨야하는 섬이었다. 게다가 입도 하자마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눈뜨는 아침부터 화를 내고 동생을 때린다. 큰 아이의..
시선의 힘
2018. 12. 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