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퀴어] 위태로움을 지향하며(김정원)
위태로움을 지향하며 김정원* 세상이 페미니즘 이야기로 와글와글하다. 소위 ‘기센 언니’들만의 이야기였던 것이 양상이야 다르거니와 그 보편화됨에 있어서는 과연 놀랄만하다. ‘와글와글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첫 번째 뜻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로 그 뜻 ‘사람들이 모여 잇따라 떠들거나 움직이다’인데, 또 하나의 다른 뜻이 보다 흥미롭다. ‘쌓아 놓은 물건들이 잇따라 갑자기 무너지다’, 이는 ‘와글와글하다’의 다른 뜻으로서,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들을 잘 표현했다 볼 수 있다. 우리네의 언어에 그득한 ‘아버지의 법’, 그러니까 거의 무의식적으로 지켜내던 ‘아버지의 이름’이 만들어낸 관습과 질서가 갑자기 잇따라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보부아르의 명제..
페미&퀴어
2018. 5. 30.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