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퀴어 : 아주 아카데믹하지 않아서 더욱 아카데믹한 단상 10] 무소의 뿔처럼 갈 것이냐(김정원)
무소의 뿔처럼 갈 것이냐 김정원* 오늘도 ‘우는 여자’는 어김이 없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반가워 울다가, 곧 자신의 처지에 아파하며 다시 울었다. 그녀를 마주한 이들, 그러니까 그녀의 친구들은 그 눈물에 무뎌질 때도 됐건마는, 오늘도 그 눈물과 함께 아파한다. ‘우는 여자’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불확실성으로 떨고 있었다. 그녀가 쏟아 낸 눈물처럼 자신도 쏟아져버릴까 봐, 그렇게 흘러내릴까 봐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작정한 것처럼 보였던 그녀였지만, 자명한 불확실성이 덮치자 마치 격정과 예술성을 포기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자신의 욕동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그녀의 다짐은 마치 선언과 같았기에, 그녀 앞에 둘러 앉아 있는 근심 어린 얼굴들은 그녀의 다짐에 균열..
페미&퀴어
2017. 8. 3.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