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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마당] 캐나다 연합교회 다이아코널 목회 (Diaconal Ministry) 의 경험을 나누다.(신윤옥)

목회마당

by 제3시대 2019. 6. 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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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연합교회 다이아코널목회(Diaconal Ministry) 의 경험을 나누다.

신윤옥(DM, Intercultural Ministry, based at Sherwood Park United Church, Alberta,  The United Church of Canada)

에드몬튼은 알버타 주에 속한 주정부가 있는 도시로써 캐나다에서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그리고 캘거리 다음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정치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강하나 교회는 나름 진보적인 교회로 거듭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사람들이 농담으로 말하길 이곳은 계절이 3개가 있는데 겨울철 , 여름철 , 그리고 공사철 로 겨울이 길고 너무 추운 결과 거리 보수공사가 끊이질 않는데서 부쳐진 이름이다. 지금은 6월의 시작, 라일락의 향기가 거리을 매우고, 청명한 하늘과 햇볕에 사람들은 들로, 공원으로 산책을 하며, 잔디밭에 않아 저녁 노을과 함께 하는 것이 일상의 삶이다. 이런 에드몬튼은 내 인생에서 이민 목회자로 삶을 살게 한 아주 큰 변화을 가져다 준 곳이다.

1991년도, 이곳 지역에 속한 캐나다 연합교회 다이아코널 목회자 그룹과 한국 기독교 장로회 여교역자간 상호 교환 프로그램에 일원으로 참석 한 것이 연합교회 다이아코날 목회와의 첫 인연이다. 이 만남의 시작이 나로 하여금 다이아코널 목회 공부을 하도록 하였고, 결국 다이아코널 목회자로 파송되어 이곳에서 지금까지 목회자로 살고 있다. 그런데 내게는 다이아코널 목회에 관한 공부 그리고 목회 선교 사명을 이해 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여교역자 상호 방문 프로그램을 주선해 주시고 처음으로 내게 다이아코널 목회 공부를 하라고 추천해 주고 진행해 준 Betty Marlin 목사님이 바로 다이아코널 신학교 교수 이신 점도 물론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다이아코널 목회가 추구하는 정신과 철학이 내가 한신에서 공부 할 때와 같은 길을 추구 하는 것임을 금방 알아 차릴수 있었던 것 또한 나로 하여금 다이아코널 목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누군가 나에게 한신에서 기독교 교육을 전공할 때 당시 고 문동환 교수님, 그리고 김성재 교수님으로 부터 받은 교육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며 아름다웠던 배움을 말해 보라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단연 주저함없이 개인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다. 당시 한신의 교육은 자신을 그 어떤 억압과 얽매임에서 자유하고 해방시키는 과정이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다 평등하고, 소중하고 그리고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과 하나님의 온전한 이미지로 태어나고 살아가는 사람의 존엄성을 깨닫는 것이 기독교 교육의 중심이고 본질이라는 배움을 당시에 얻게 되었다. 시골에서 개구리 잡고 놀다가 신학교에 왔건, 아버지가 대형교회 담임 목사이건, 삼촌이 거물급 정치인이건 상관없이 우리는 다 하나님 앞에서 가장 귀한 존재로서 실존하는 주체이다. ‘진리가 너희을 자유케 하라라’라는 한신의 당시 대학 이념 처럼 우리는 그렇게 오산과 병점 논두렁을 오가며 오직 진리안에서 우리 자신을 사랑하고 억압에서 해방 시키는 공부를 하였다. 그 때 나는 한신대 학생인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행복 했다. 그리고 훗날 내가 만난 다이아코날 목사 공부와 훈련은 그러한 한신의 학문의 연장처럼 느껴졌으며, 단지 영어로 진행하는 것만 다르다는 느낌마저 가지게 되었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민주주의에서 자라온 위계 없는 여성의 평등, 참여 그리고 친철함이 다이아코날 목사 훈련 과정에서 돋보였다.

캐나다 연합교회의 다이아코널 목회자 사역은 주로 교육 (Edcation), 심방(Pastroal care), 봉사(service) 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봉사의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다. 즉, 다이아코널 목회에서 봉사란 소외되고 가난한 자와 함께하는 사회 선교와 해외 선교 뿐만 아니라, 병원 등 각종 사회 기관 선교, 지역 공동체 나아가 세계 인류 공동체의 인권, 평화, 그리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장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봉사의 관점에서 기독교인들의 연대와 비젼을 제시하며 이루어지는 선교 활동을 일컫는 의미로 다이아코널 목회의 뜻을 헤아릴 수 있다. 이러한 목회 사역과 역할 이외에도 다이아코널 목사는 개교회에서 설교, 성만찬 그리고 모든 의식을 집례하는 자격과 권한도 부여받는다.

다이아코널 목회 가 추구하는 목회 철학과 정신은 정의(Justice), 연민(Compassion) 그리고 변화(transformation) 등 크게 세 가지로 로 요약 할수 있다. 즉, 우리 개인의 삶과 공동체 그리고 인류의 정의와 해방, 그리고 창조 질서의 회복의 과정을 이끄는 하나님의 개입에 우리가 동반자로 함께 참여하여 정의를 추구하고, 사람들 삶의 고통과 어려움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연민을 가지게 하고, 개인의 삶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특별히 다이아코널 목사들에게 어떤 경험은 그 경험으로만 남지 않는다. 즉, 나 자신과 공동체, 더 나아가 세상이 변화하는 그 과정에 하나님의 성령의 깊은 개입 을 신뢰한다. 그리하여 하나의 경험 속에서 깨닫는 배움은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 실천으로 부터 체험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배움이 일어나는데, 그러한 실천과 배움의 반복을 통해 맏겨진 사역과 거듭나는 삶을 살아내는 일이 목회라고 이해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가 거리에서 동전을 구걸하는 사람을 만난다고 가정하자. 그래서 나는 동전 몇 개를 준다. 이 경험(experience)을 통해 과연 내가 동전 몇 개를 준 일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반성(reflection)하게 되고, 내가 한 행동이 그 개인과 공동체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분석(analysis)한다. 그리고 내가 실행한 경험과 행위에 대한 반성과 분석을 통해 새로운 배움(learning)이 나에게 일어나며, 이렇게 배운 것을 실천(practice)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을 만난 경험과 이 경험에 대한 반성, 분석, 그리고 배움과 실천의 과정은 가난의 문제를 도시 빈민의 구조적 문제로 이해하도록 이끌어가며, 단순히 개인에게 동전 몇 개를 주는 데서 빈곤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배움을 얻게 된다. 목회는 이러한 과정이 삶 속에서 무한 반복 되는 사고와 행위의 창조적 융합이다. 이 과정 속에서 깨닫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으며 그 믿음을 살아내는 일이 바로 목회이며, 그 믿음과 삶의 궁극적 가치는 우리 삶의 변화 그리고 공동체의 변화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 가치 를 잘 표현해 주는 다이아코날 목회의 두가지 상징이 있다. 하나는 요한복음 13장 5절에서 예수님이 그의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그 정신을 기리는 수건과 대야의 상징은 낮은 자로 내려와 남을 섬기는 일을 의미한다 (그림 1). 다른 하나는 나선 (거미줄) 모양의 상징이다. 이 상징은, 궁극적 인간의 성장 변화는 구체적 경험, 배움, 실천, 그리고 다시 배움이 무한 반복 되는 행위 속에서 이루어져 가는 것을 의미 하고 있다 (그림 2).

그림 1
그림 2

다이아코날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새롭게 회복하는 데 목회 중점을 두고 있기에 기존의 목회 방식을 부정한다. 그들은 양적 성장 아닌 변화, 경쟁 아닌 협력, 명령 아닌 대화와 토론을 추구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각기 가진 탈란트을 하나님의 선물로 그리고 장점으로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리더쉽을 가지고 하나님을 항상 새롭게 발견하도록 돕는다. 이런 목회의 삶에 있어서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인의 가치로 여기게 하는 일은 함께 사는 인생, 동무가 서로 되어 주는 삶이다. 목회 현장에서 목회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목회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단순한 동역자로서의 관계를 넘어서서 함께 살아가는 동지이자 친구가 되어주는 일이다. 그러기에 다이아코날 목회자들은 대부분 목회자로서의 자긍심이 아주 크고 결속력과 연대가 강하다.

내게도 그런 다이아코날 목회자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이민자로서 그리고 목회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항상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주고 있으며, 나 역시 그들과의 멘토링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체험하며 목회해 오고 있다. 다이아코날 목회자 알린(Arlene Simms)이 바로 내게 그런 대표적인 인물이다. 알린은 내가 이민자로 온 다음날 소개 받은 분으로 간호사를 하다가 목회 공부를 시작한, 성장기 자녀들을 둔 중년 여성의 신학교 학생 이었다. 알린은 그 바쁜 삶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 씩 3년 동안 친구로서 나를 방문해 주었다. 또한 내가 어느 정도 이민자로서의 삶에 적응되어 갈 때에는 한 달에 한 번 함께 만나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어 주면서 나의 학업을 아주 오랜동안 안내 해주었다. 어느 날은 친구로, 어느 날은 스승으로, 어느 날은 엄마로, 어느날은 언니로 그리고 어느 날은 함께 커가는 동지로 그렇게 오늘까지 함께 삶과 목회를 나누며, 신뢰와 사랑, 돌봄, 격려, 도전, 진실, 웃음, 슬픔을 나누어 온 친구 동료 목회자이시다.

이러한 진정한 동지, 목회자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다이아코널 목사로 살아가는 일이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 우리는 그렇게 목회자 서로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새 세상을 꿈꾸며 한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자랑스러워 한다. 낮은 자로 오신 예수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다이아코날 목회 정신이 좋다. 그리고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함께 걸어가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함께 삶의 여정을 동무하는 사람들이 되길, 그리고 이를 위해 항상 성령으로 도우시며 삶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 드린다.

다이아코널 목회자 알버타 지역 모임

ⓒ 웹진 <제3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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