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세이] 나를 사냥한 자여!!! (이수만)
가뭄으로 잠겼던 수몰지역에 땅이 드러나고 넓은 평야가 펼쳐졌다. 제 부모도 누려보지 못한 평야를 활보하다.. 사냥을 당하였다. 시선을 빼앗는 갑작스런 빛이, 망막을 가득 채울 때...탕~~!헤드라이트에 묶인 고라니가 쓰러졌다. 이십 청년의 망막에 빛이 침입하여,탕~~!거죽만 남은 오십중년이 쓰러졌다. * 진안고원의 밤길을 운전하다보면, 헤드라이트를 보고 순간 그 자리에 얼음이 되어버리는 고라니를 종종 만난다. 헤드라이트의 강한 빛이 고라니의 망막에 부딪히면 순간 맹인이 된 것처럼 꼼짝을 못하는데, 이때 고라니는 돌진하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로드킬을 당한다. 수몰지역에서의 고라니의 참사는 이런 고라니의 습성을 이용한 사냥꾼의 소행이 분명하다. 난 20대의 젊은 날, '종교'라는 강한 빛에 망막을 강탈당하였..
사진에세이
2016. 4. 4. 16:14